인터넷 서비스 경쟁 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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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인터넷을 사용하는 네티즌들의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전화회사들이 고속 인터넷서비스 요금을 내리는 등 불꽃 튀는 서비스 경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회선 임대업체인 두루넷이 월정액만 내면 되는 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하나로통신이 이와 비슷한 인터넷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한국통신도 월 2만원 정도만 내는 획기적인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들 업체의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네티즌의 요금부담이 지금보다 40%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여 인터넷의 확산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전화회선에 연결해 인터넷을 사용할 경우 속도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도 전화요금이 큰 부담이었다.

국내 고속 인터넷서비스 시장에서 가격경쟁을 제일 먼저 유도한 업체는 두루넷. 일반 전화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해 하루 3시간 사용할 경우 전화요금만 월 8만원 이상 나오지만 두루넷서비스는 무제한으로 써도 월 부담이 4만8천원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이를 무기로 지난 7월 케이블TV망을 이용한 인터넷서비스를 개시한지 석달만에 5천여명의 가입자를 끌어 모았다.

5년간 한국통신의 ISDN (종합정보통신망) 서비스 이용자가 4만명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성과다.

속도도 최소 두 배 이상 빨라진다.

한국통신의 ISDN서비스 속도가 최대 1백28K이지만 두루넷은 2백56K~10M에서 서비스가 가능하다.

내년 2월 시내전화 시범서비스를 시작할 하나로통신도 사용시간에 상관없이 월정액 5만원을 받는다.

하나로통신은 광케이블.케이블TV망.무선가입자망 (WLL) 등 세 종류로 나눠 인터넷을 서비스하는데 최대 8M급이 가능한 광케이블은 6만원, 1백28K급의 WLL은 4만원선. 하나로통신의 인터넷서비스는 PC를 켜면 곧바로 인터넷과 접속이 가능하다.

이같은 경쟁사 동향에 자극받은 한국통신은 지금의 ISDN설비를 그대로 쓰되 인터넷과 전화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상시연결형 인터넷서비스 (AO/DI)' 를 내년 1월 선보이기로 했다. 이를 통해 시내전화 사업에서의 우세를 지켜나간다는 복안이다.

한국통신 네트워크본부는 독일의 ISDN가입자가 지난해말 기준 5백58만명, 일본이 5백60만명에 이르고 있는 점으로 미뤄 AO/DI를 본격 실시하면 가입자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방식은 인터넷가입자가 평소에는 전자우편와 같은 소량의 전송용량만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극히 짧은 시간만 영상회의 같은 대규모 전송용량이 필요한 서비스를 사용한다는 패턴을 최대한 활용한 것이다.

한국통신은 별다른 투자 없이 현재의 망을 보완, 소량의 정보는 데이터망을 통해 보내고 대량정보는 전화망으로 보내도록 할 계획이다. 요금은 월 기본료 5천원을 포함해 월정액 2만5천원선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송속도는 1백28K. 이 방식은 미국의 캘리포니아 지역전화회사인 퍼시픽 텔레시스가 이미 상용화했으며 사업개시에 필요한 기술도 이미 확보된 상태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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