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LG유지현 VS 현대 전준호 '톱타자 가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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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결전의 날이 밝았다.

'꾀돌이' 유지현 (LG) 과 '쌕쌕이' 전준호 (현대)가 한국시리즈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공격의 첨병으로 팀 공격의 물꼬를 트는 이들이다.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팀의 운명을 결정짓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야구천재' 이종범의 일본 진출 후 국내 최고의 톱타자 자리를 놓고 진정한 맞대결을 벌인다.

유의 뒤에는 '공포의 좌타 군단' 이 버티고 있다.

전은 쿨바 - 이숭용 - 김경기로 이어지는 화끈한 장거리포의 든든한 지원을 받는다.

이들이 포스트시즌에서 처음 맞대결을 벌인 것은 95년 플레이오프. 당시 롯데 유니폼을 입었던 전은 25타수 7안타 (2할8푼) 를 기록, 27타수 4안타 (1할4푼8리) 로 부진했던 유를 압도하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91년 롯데에 입단, 93.95년 도루왕에 오른 전은 지난해 현대로 이적했으나 트레이드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타율이 2할4푼에 그쳤다.

그러나 전은 올시즌 특유의 빠른 발과 방망이가 살아나면서 타격 2위 (0.321)에 오르는 등 '제2의 전준호 시대' 를 화려하게 열었다.

94년 입단 첫해 신인상을 받은 유는 수비에서 유격수로서 송구능력이 떨어진다는 약점을 뛰어난 야구센스로 극복했다.

특히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타수 4안타 2타점을 기록하는 활약으로 플레이오프 최고 수훈 선수에 오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시즌 정규리그 상대팀간 대결에서 전은 3할6푼의 타율로 2할7푼에 그친 유에게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유는 타점 (9개) 과 도루 (7개)에서 6타점.4도루를 기록한 전을 앞섰다.

전은 올시즌 현대전에서만 5승을 올린 '현대 킬러' 김용수에게 4할 (15타수 6안타) 로 강한 면을 보였다.

유도 현대 선발투수 중 정명원과 최원호에게 4할 이상을 때려냈다.

7전4선승제인 한국시리즈는 초반 기선을 제압하는 팀이 분명 유리하다.

과연 이들 공격 첨병이 어떠한 활약을 펼쳐 팀을 프로야구 정상에 올려놓을지 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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