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동맥 숲’되살리고, 하천축 잇고, 나무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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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을 걸어 금정산에서 해운대 앞바다까지, 백양산에서 사하구 몰운대까지 갈 수 있을까. 지금은 불가능하다. 난개발로 산 기슭이 잘려나가고 도로와 철도가 산과 산 사이를 가로지르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가능해진다. 부산시가 ‘그린 부산’을 선포하고 도심 ‘동맥 숲’ 복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이달 초 그린 힐(푸른 언덕), 그린 타운(푸른 도심), 그린 베이(푸른 해변)의 녹색도시를 지향하는 ‘그린 부산’을 선언했다.

동맥 숲 복원에 이어 하천축도 잇는다. 하천축은 낙동강(2.7㎞)·서낙동강(2.5㎞)·수영강(1.9㎞) 등으로 이뤄진다. 이들 3개 강의 물길을 따라 숲길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숲 그늘 속에서 강둑을 산책하고 바닷가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동맥 숲 잇기는 부산의 외곽 산림인 금정산맥에서 갈라져 나와 바다로 이어지는 5개 산림축을 복원하는 것이다. 삼각산~달음산~장산(32㎞), 철마산~장산(19㎞), 강서구 옥녀봉~봉화산(21㎞), 금정산~백양산~엄광산(33㎞), 백양산~황령산(14㎞) 정맥을 잇는다. 금정산을 타고 올라가 백양산을 거쳐 엄광산까지 갈 수 있게 만든다. 생활권 도시 숲 조성 사업은 도심지 국·공유지 자투리땅을 활용해 대략 300㎡ 규모의 숲 200곳(전체 6만㎡)을 만들 예정이다. 이 숲은 지역 주민과 기업체, 시민단체들이 계약을 해 가꾸는 체계를 구축한다.

학교 담장을 허물고, 나무를 심고, 주민 편의시설을 넣어 주민밀착형 작은 숲을 만든다는 ‘해피스쿨’프로젝트도 마련했다. 달음산 기슭(일광면 용천리) 300㏊와 가덕도 휴양림(강서구 천성동) 350㏊를 자연 휴양림으로 조성한다.

나무심기 운동을 시민운동으로 확대한다. 부산시는 가족 나무심기 운동, 각급 단체 및 기관의 테마별 나무심기 운동 등을 추진한다. 녹지 조성을 위한 헌수, 헌금에 대한 기부금 처리 등 시민 참여 식수운동을 사회공헌 수준으로 예우하기로 했다. 허 시장은 “부산의 자랑거리인 산과 강, 바다를 잘 살려내 세계 어느 도시와도 견줄 수 있는 품격있는 도시로 가꾸겠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그린 부산’ 로고엔 무슨 뜻

‘Tree’ 이니셜 ‘T’는 나무의 형상과 접목해 나무를 심고 가꾸는 뜻을 전한다. 전체의 형상을 구성하는 그린 컬러의 외형은 부산의 전체를 상징한다. 나무 심기를 통해 부산의 전체 모습을 푸르고 싱그럽게 가꾸자는 뜻을 살렸다. 도시와 자연의 어울림을 직선과 곡선으로 표현했다. 싹을 틔워 성장해 나가는 나무의 모습은 지속 가능하며 자연친화적인 부산의 녹색성장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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