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완연한 경기 회복세 … 정부도 자신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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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세가 완연해졌다. 적어도 31일 발표된 통계청의 6월 산업활동 동향에 나타난 지표상으로는 그렇다. 생산이 계속 늘고 있고 걱정하던 소비와 투자도 전월 대비 증가하면서 바닥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던 정부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자신감을 조금씩 보이고 있다.

생산은 위기 이전 수준을 거의 따라잡았다. 광공업 생산은 1월 이후 계속 전달보다 늘어왔다. 하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큰 폭으로 줄어드는 추세였다. 그러나 6월엔 감소폭이 확 줄어 전년 동기 대비로 -1.2%에 그쳤다. 아직 전체 생산량은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반도체(8.3%)와 조선(22%), 전기장비(9.3%)는 이미 지난해 수준을 크게 뛰어넘었다.

재고 조정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6월 생산자 제품 재고는 전년 동기 대비 16.7%나 줄었다. 출하 감소폭이 5월 -8.7%에서 6월엔 -0.5%로 많이 줄어든 탓이다. 그동안 제조업체들은 생산을 줄여 주문 감소에 대응해 왔는데 주문량이 지난해 수준에 근접하자 재고도 큰 폭으로 준 것이다. 이 때문에 다시 주문이 늘면 생산도 따라 늘 가능성이 커졌다. 공장 가동률도 5개월째 증가해 76.5%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 차영환 경제분석과장은 “평균적인 공장 가동률이 80% 수준임을 고려할 때 정상 수준에 상당히 근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와 투자는 재정 투입 효과가 잘 반영됐다. 승용차와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소비재 판매가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도 7.3%나 증가했다. 세금 감면을 해준 자동차가 지난해 6월보다 60%나 많이 팔린 데다 희망 근로사업을 통해 돈을 푼 효과가 내구재 소비로 나타난 것이다.

설비투자도 전달보다 9.5% 증가했다. 넉 달째 증가세다. 특히 국내 기계 수주가 11개월 만에 전년 동기 대비로도 7.8%나 증가한 게 눈에 띈다. 국내 기계 수주는 경기선행지표 중 하나라서 그만큼 업체들이 앞으로 경기 전망을 밝게 본다는 의미다. 건설 수주도 전년 동기 대비 17.9% 증가해 올 들어 처음으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토목공사를 중심으로 공공기관의 발주가 310.9%나 늘어난 효과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지표를 보면 2분기에 국내 경기가 바닥을 친 걸로 봐도 무방하다”며 “정부의 정책효과가 큰 역할을 했지만 현재로선 지금과 같은 회복 흐름이 꺾일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관건은 몇 달 뒤 정책효과가 사라져도 지금 같은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느냐다. 통계청 윤명준 과장은 “세제혜택을 본 자동차의 생산과 판매 효과를 제거해도 내수 쪽이 상당히 증가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내보다 해외의 흐름에 좌우될 가능성도 크다. 고용이 회복되려면 공장이 돌아야 하고 그러려면 수출이 살아나야 하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 강중구 책임연구원은 “주요 선진국들이 바닥을 다져준다면 회복세가 이어지겠지만 2분기와 같은 가파른 회복세는 한풀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철·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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