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16년만에 적자편성…총 85조8천억원 확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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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내년 정부예산 규모가 올해보다 6.2% 늘어난 85조7천9백억원으로 확정됐다.

경기침체에 따른 세수부족으로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 (GDP) 대비 마이너스 5% (22조1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본예산을 적자로 편성한 것은 지난 83년 이후 16년만에 처음이다.

국세는 올해보다 4.6% 늘어난 71조6천3백억원이 걷힐 것으로 예상됐다.

세금으로 못메우는 부분은 13조5천억원의 국채를 발행해 보전하기로 했다.

이로써 내년까지 2년간 적자를 메우기 위해 발행되는 국채는 총 25조2천억원으로 늘어나 국민 1인당 54만원의 빚을 지게 됐다.

적자보전용 국채발행이 늘어나면서 GDP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조세부담률은 올해 (19.8%) 보다 오히려 0.1%포인트 낮아진 19.7%로 예상됐다

국민 1인당 조세부담은 1백87만8천원으로 올해보다 4만7천원 늘어난다.

정부는 24일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99년도 예산안을 확정, 오는 10월 2일까지 정기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경제가 가장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초에 재정투자를 집중시키기로 하고 내년 1분기중 금융구조조정과 공공근로사업.중소기업 및 수출분야에 37조원의 예산을 집행하기로 했다.

금융구조조정 이자비용으로만 7조8천억원이 책정됐다.

사회간접자본 (SOC) 투자비는 올해보다 5% 늘어난 12조원으로 신규사업 보다 기존 사업 완공위주로 집중된다.

이에 따라 서해안고속도로를 2001년까지 조기 개통하는 것을 비롯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 5대 대형 고속도로 건설이 계속된다. 또 국민임대주택 건설을 재개해 2002년까지 5만호를 짓고, 인천국제공항은 2001년 1월 1일 개항할 예정이다.

이에 반해 타당성 시비가 일고 있는 전주공항 신규건설에 8억원이 지원되는 등 일부 예산배정에 논란이 예상된다.

실업자 지원예산의 경우 SOC분야에서 55만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공공근로사업비를 2조원으로 책정해 45만명을 고용한다.

또 제2건국운동 선도를 위한 행정서비스 요원으로 1만명을 충원하는 등 대졸자 10만명을 흡수하기로 했다.

반면 방위비가 0.4%줄고 (본지 9월 22일자 1면 참조) , 농어촌 지원 및 교육개혁 예산도 5.4%, 5.1%씩 각각 감소한다.

또 인건비는 올해 보다 총액 대비 4.5% 줄어든다.

이같은 예산은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2%로 추정하고 짠 것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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