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단열 ‘패시브 하우스’ 난방비 93%, 냉방비 5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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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일반 주택이 아니다. 에너지 절약형 신개념 주택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다. 에너지관리공단 최진규 신재생에너지팀장은 “그린홈은 에너지 소모량이 일반 주택의 10분의 1밖에 안 된다. 연간 냉난방에 필요한 연료는 ㎡당 1.5L 이하”라고 말했다. 그린홈은 전시관 공사가 끝나는 다음 달 2일 문을 연다.

패시브하우스는 실내 온도가 한겨울에는 20도, 한여름에는 26도 정도를 유지한다. 냉난방을 하지 않고 연중 이 정도 기온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은 단열이다. 여름에는 외부의 뜨거운 공기가 들어오는 것을 막고 겨울에는 실내의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다.

패시브하우스 설계·시공에 참여한 ㈜건축사사무소 탑 최정만 소장은 “창호 외부에는 차양을 만들어 태양열을 차단하고 열 방출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명지대 건축학과 이명주 교수는 “패시브하우스 기술이 전제되지 않으면 아무리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한다고 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패시브하우스는 경기도 동탄·파주 등지에 세 채 들어서 있다. 이 집들은 난방비 최대 93%, 냉방비는 50% 이상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국내 최초의 패시브하우스에서 2년째 살고 있는 임학순(62·파주시 교하읍)씨는 “공기 순환이 잘 되고 좋은 자재를 써서 그런지 이 집에 살면서 비염 증세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연간 에너지 비용이 3분의 1로 줄었다.

패시브하우스는 단열 공사비 때문에 일반 주택에 비해 평당 건축비가 50만원 정도 비싸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윤용상 박사는 “건축비는 더 들지만 에너지가 많이 절감되기 때문에 7~10년 정도면 건축비를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금 감면 혜택도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에너지 절약형 건물의 취득세·등록세를 5~20% 감면한다. 삼성물산 기술연구센터 신승호 부장은 “아파트 1~4층과 최상층부를 고단열로 설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혜진 기자

◆패시브하우스=태양광·지열 등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는 ‘액티브(Active)’ 기술과는 달리 첨단 단열 공법으로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 신개념 건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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