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유람선 통신방법은 어떻게 이뤄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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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오는 25일 출항 예정인 금강산유람선의 통신은 어떻게 이뤄질까. 선박은 자체 무선통신설비가 있어 일상적인 작업을 위한 교신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번 경우처럼 2천여명이 탑승한 유람선이라면 일반인을 위한 통신망이 별도로 마련돼야 한다.

가장 일반적인 통신방식은 국제이동위성기구 (인말샛) 의 휴대용 통신기기를 이용한 것. 이는 전세계 어디서나 사각 안테나가 달린 노트북PC 크기의 단말기를 써서 통신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말기 가격 (약 6백만원) 이 비싸 유람선 한 척에 다섯대 이상 배정하기 어렵다는 게 약점이다.

한국통신이 사업을 대행하고 있는데 선박에서 한국으로 거는 분당 요금은 5천5백원. 이 회사는 현대측이 인말샛 이동전화기의 설치를 추진할 것에 대비해 최근 이를 위한 별도의 KT카드를 개발, 발급에 들어갔다.

선박에서 한국으로 걸 때 이용방법은 '77# (접속번호) +카드번호+비밀번호+지역번호+전화번호' 순으로 누르면 된다.

요금은 미리 지정된 전화번호 요금고지서나 은행구좌를 통해 사후 정산된다.

이 카드를 발급 받으려면 한국통신카드 콜센터 (080 - 161).고객센터 (100)에 신청하거나 전화국을 찾아가면 된다.

이달 23일 등장할 위성휴대폰 (GMPCS) 이리듐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리듐의 서비스방식은 인말샛과 큰 차이는 없지만 단말기 크기가 현재의 휴대폰 정도이고 요금이 분당 2천8백원으로 비교적 싸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필요하다면 이 방식을 이용한 공중전화 설치도 가능하다는 것이 이리듐코리아 (SK텔레콤 자회사) 측의 설명. 이 회사는 "북한 측이 사용승인만 해주면 휴전선을 넘어갈 때 임대해주는 방법도 있다" 고 밝혔다.

유람선이 해안에 있을 때는 연안 무선통신을 할 수 있고 항구에 정박중에는 선박에서 전화선을 끌어내 북한의 지상 공중통신망과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 방식들은 모두 북한→중국→한국을 거쳐 통신하는 것이어서 이 지역의 국제전화회선이 신통치 않은 점을 고려하면 양질의 서비스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가장 바람직한 방식은 남.북한간 직통 이동통신망을 구성하는 것. 금강산 일대에 이동통신 안테나를 설치하고 설악산과 마이크로웨이브 (극초단파) 를 이용하면 두달이면 충분하게 통신망을 구성할 수 있다.

현재 SK텔레콤은 이같은 방식의 통신망 구축을 위해 현대측과 접촉 중이다.

정보통신부 기술기준과 신용섭 (申容燮) 과장은 "무선통신은 상대국으로부터 전파사용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북한과 통신망 구성을 위한 협의에 들어가야 한다" 고 지적했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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