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없어도 신용거래 안 하면 등급 낮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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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자신의 신용등급을 조회하면 등급이 떨어진다, 체크카드를 사용하면 신용등급이 올라간다, 대출을 쓰면 등급이 낮아진다…. 신용등급과 관련한 속설, 어느 게 맞는 말일까.

한국신용평가정보(www.creditbank.co.kr)가 본지 후원으로 지난달 말 시작한 신용등급 알기 캠페인인 ‘Thanks! 그린 크레딧’에서도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이 많다. 신용등급과 관련한 오해와 진실을 문답풀이로 알아본다.

-연체한 금액을 다 갚았는데도 등급이 오르지 않는다.

“신용정보사들은 보통 개인의 신용점수를 평가해 1~10등급으로 매긴다. 1등급이 가장 높고 10등급이 제일 낮다. 연체를 하면 점수가 나빠져 등급이 하락하는데, 돈을 갚는다고 해도 점수가 곧바로 오르진 않는다. 연체 기록들은 일정한 보존 기간이 있다. 시간이 흘러 이런 기록들이 없어져야만 등급이 오를 수 있다.”

-현재 신용등급이 낮다.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

“사람과 연체 상황에 따라 다르다. 한국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2005년 5월 신용등급이 9~10등급인 사람 중 4년 후에 7등급 이상으로 올라간 경우가 34.7%에 달했다. 9등급이었다가 3년 만에 4등급으로 올라간 경우도 있다. 한번 떨어지면 올리기가 쉽지 않은 만큼 평소에 잘 관리를 해야 한다.”

-아예 대출을 받지 않아 빚이 없으면 신용등급이 높은가.

“그렇지 않다. 신용등급은 대출이나 신용카드 등으로 신용거래를 하면서 대출금이나 대금을 잘 갚아야만 높아진다. 한국신용평가정보가 관리하는 3800만 명의 평균 신용등급은 4등급이다. 이 회사는 대출 등 신용거래가 전혀 없으면 6등급 정도를 준다.”

-신용카드가 아닌 체크카드를 쓰면 등급이 높아진다는데.

“잘못된 말이다. 체크카드로 결제를 하면 은행계좌에서 돈이 바로 빠져나간다. 신용거래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체크카드를 열심히 쓴다고 해서 신용등급이 높아지진 않는다.”

-자신의 신용등급을 조회하면 등급이 떨어진다는데.

“그렇지 않다. 단순히 스스로의 신용등급을 조회하는 것은 등급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다만 짧은 기간 동안 여러 금융회사를 찾아다니면서 대출 문의를 하고, 이 과정에서 금융회사가 신용조회를 하면 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 신용 상황이 악화한 것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신용카드를 많이 발급받으면 신용도가 떨어지나.

“신용카드가 너무 많으면 상환 능력에 비해 많은 액수를 쓸 가능성이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신용등급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3~4장 정도를 발급받는 것은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연봉이 적지 않고 예금도 많은데 신용등급은 예상보다 낮았다.

“신용정보사에서 제공하는 신용등급엔 소득이나 예적금·부동산 등 재산 상황은 반영되지 않는다. 연봉이 높거나 예금이 많다고 해도 신용카드 대신 현금만 사용하면 보통사람보다 신용등급이 낮게 나올 수 있다. 다만 은행이 신용정보사의 신용등급만으로 대출 여부나 금액을 정하는 건 아니다. 이를 참고로 예금 등 기존의 각종 거래 상황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등급을 매겨 대출 여부 등을 결정한다.”

-휴대전화 요금을 내지 못한 적이 있는데 이것도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나.

“휴대전화 요금을 장기 연체하면 이 채권이 자산관리회사로 넘어간다. 이 과정에서 연체 정보가 신용정보사들에 알려질 수 있다. 이런 정보를 신용등급에 반영하는 방법은 신용정보회사마다 다르다. ”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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