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활 틈틈이 작업한 곡을 모아 6집 앨범을 발표한 가수 윤상. [오드뮤직 제공]
“유학생활동안 띄엄띄엄 데모곡들을 만들어왔지만, 새 앨범을 낼 만큼의 정신적 여유가 없었어요. ‘송북’을 발표하고 나서야, ‘새 앨범은 이러이러한 식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고 할까요.”
미국 버클리 음대와 뉴욕대를 거치며 쌓아온 실험적인 음악에 대한 욕구는 지난해 1집을 발표한 일렉트로닉음악 전문 그룹 ‘모텟’ 활동을 통해 풀었다. 대신 윤상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만든 이번 6집 음반은 그의 초기 음악을 떠올리게 하는 편안하고 서정적인 곡들로 채웠다. “사운드에 대한 욕심을 덜어내고, 고등학교 때 첫 노래를 작곡하던 당시의 단순함으로 돌아가는 과정”이었단다.
이번 앨범에는 과거 히트곡 ‘이별 없던 세상’을 떠올리게 하는 타이틀곡 ‘그 눈속에 내가’를 비롯해, 애잔한 멜로디의 발라드 ‘그때, 그래서, 넌’, 전자음을 사용하지 않고 피아노 반주만 넣은 ‘영원 속에’ 등 14곡이 담겼다. 요즘 유행하는 ‘후크송’처럼 바로 귀에 ‘꽂히진’ 않지만, 한 곡 한 곡 차분히 귀를 기울여 듣고 싶은 음악들이다. ‘그땐 몰랐던 일들’은 “듣는 재미를 주기 위해” 윤상 목소리의 오리지널 버전, 그의 다섯살 난 아들이 참여한 아이들 버전, 경음악에 허밍만 들어간 버전 등 세가지 형태로 변주해 실었다.
데뷔 초기 ‘오빠가수’로 큰 인기를 얻었지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이었고, 유학을 떠날 즈음엔 “내가 어떤 모습으로 계속 음악을 할 수 있을지 감이 잡히지 않아 답답했다”는 그는 이제 ‘윤상표 음악’의 미래를 서서히 그려가는 중이다. “스스로 ‘아티스트’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만드는 ‘대중음악가’죠. 제가 요즘 가요계를 휩쓰는 댄스곡을 척척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항상 젊은 감각과 호흡하는 음악, 후배들에게 영감을 주는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