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같은 엄마아빠가 되어줄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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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채린양 돌잔치> ◆부모 :아빠(선복근,천안 신방동), 엄마(곽건미) ◆장소 :서울 덕수궁 옆 팰리스빌딩 5층 ◆일시 :2009년 7월25일(토) 오후 6~9시

지난해 7월 25일 채린이가 “응애”하고 울음을 터뜨리던 날. 그때를 생각하면 뭉클한 마음에 눈물부터 글썽여진다.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도, 비교할 수도 없는 우리아기의 탄생.

병원에 있는 3일 동안은 신생아를 곁에 두고 신기해서 밤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이렇게 작고 예쁜 아이가 어떻게 내게로 왔을까’하고 쳐다보고 또 쳐다보며 사라지기라도 할까 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퇴원 후 6일째 되는 날 황달이 아주 조금 있다고 하룻밤 입원했는데 아기를 병원에 두고 집에 있으려니 얼마나 허전하던지. 채린이가 보고 싶어 남몰래 눈물 흘렸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채린이는 나의 모든 것이 되어갔다. ‘아기를 낳고 길러봐야 부모님의 마음을 알 수 있다’던 옛말이 새삼스레 마음에 와 닿았다.

결혼을 늦게 하는 바람에 아이도 늦게 갖게 되어 걱정이 많았는데 무사히 출산을 했단 사실에 나 스스로 대견함을 느꼈다. 1년이 다되어가지만 아직도 믿기지 않는 사실이라고나 할까!

출산 후 나의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기에 신생아 때는 다른 산모보다 힘들어했던 기억이 난다. 모유를 먹이고 싶은 마음에 채린이를 많이 굶기기도 했었는데 그것 때문에 지금도 마음 한구석이 아프다. 제대로 못 먹어서인지 신생아 때는 변도 일주일에 한 번 봤다는…. 하지만 이젠 이유식도 잘 먹고 변도 하루에 두 번이나 하니 얼마나 뿌듯한지.

채린이가 태어나 83일째 되던 날 뒤집기를 하고, 177일째 되던 날 배밀이를 하더니 340일 즈음되니 혼자서 어설프게 걷기 시작했다. 채린이와 함께 지내면서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가 늘어갈 때마다 신비로움과 감사함을 느낀다. 이젠 어느덧 혼자 앉아서 내용을 알기라도 한 듯 책을 보고 있는 채린이를 볼 때면 어느새 이렇게 컸나 싶다. 앞으로도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건 알지만 신기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이 아이를 키우겠지만 유별난 엄마는 되고 싶지 않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가장 많이 의지하고 싶고 친구가 될 수 있도록 항상 옆에 있어주고 싶다.

채린이의 첫 돌을 앞두고 이 말은 꼭 전하고 싶다. 출산 때 모든 고통과 기쁨을 함께해준 우리 신랑한테 고맙고 사랑한다고. 또 경험도 없으면서 산후조리를 해주겠다고 나선 언니한테도 고맙고 한 달 넘게 돌봐주느라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

채린이의 탄생을 축하해주고 걱정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해요. 엄마와 아빠의 사랑 속에 건강하게 잘 키울게요. 감사합니다.

하나밖에 없는 내 딸 채린아,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하고 앞으로도 건강하게 자라주렴♥

From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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