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내전 주변국 확전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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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콩고민주공화국 (DRC) 내전이 '아프리카의 화약고' 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르완다 등 주변국들이 투치족 반군을 지원하고 있는 반면 짐바브웨 등 남부 지역 국가들은 정부군에 대한 군사적 지지를 천명, 발칸반도처럼 각국의 이해와 종족이 복잡하게 얽힌 국제 대리전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그러나 승세를 굳히고 있는 반군이 19일 배경설명 없이 전격 휴전협상을 제의함으로써 DRC 내전은 확전과 평화의 중대 기로를 맞고 있다.

◇ 확전 가능성 =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 (SADC) 국방장관들은 19일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회담을 갖고 수세에 몰린 로랑 카빌라 대통령에게 군사지원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모벤 마하치 짐바브웨 국방장관은 이날 "우리의 자매 국가가 침략을 받고 있음이 분명해졌다" 며 이같이 발표했다.

SADC는 DRC를 비롯해 짐바브웨.레소토.말라위.모잠비크.나미비아 등 14개국으로 구성됐으며 회원국 가운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보츠와나는 이번 결의에 불참했다.

반면 개전 초기부터 깊숙이 개입해온 르완다를 주축으로 부룬디.우간다.앙골라.탄자니아.잠비아는 반군에 군사력과 병참을 지원, 수도 킨샤사 함락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투치족 정권의 르완다와 부룬디는 반군이 투치족으로 구성된데다 94년 르완다 내전에서 패한 후투가 DRC로 피신, 이 지역을 거점으로 대반격을 준비함에 따라 이를 제압하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

◇ 휴전 가능성 = 킨샤사로 진격중인 반군은 19일 정부에 휴전 협상을 제의하고 나서 한가닥 평화의 가능성을 던지고 있다.

반군의 정치기구인 콩고민주주의대회 지도자 에르네스트 왐바 디아 왐바는 고마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는 정치적인 것으로 군사적 수단으로 해결할 의도가 없다" 며 협상 용의를 밝혔다.

카빌라 정부측은 반군을 배후조종하고 있는 우간다 및 르완다와는 한 자리에 앉을 용의가 있지만 반군과의 직접 협상은 반대한다고 거부했다.

고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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