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경제] 이성 대우일렉 사장 “어둡고 긴 터널 웃으며 건너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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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기업 구조조정을 주도한 최고경영자(CEO)가 임직원에게 띄운 ‘감사의 편지’가 업계에 회자되고 있다. 대우일렉의 이성(58) 사장은 9일부터 국내 1200여 명의 전 직원에게 『재미』라는 에세이집(한상복 저)을 선물로 발송하면서 서신을 동봉했다. ‘올 상반기 사업 구조조정이라는 큰 변화의 시기를 지내 오는 과정에서 회사를 위해 어려움을 견디고 열과 성을 다해 준 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는 내용이다.

대우일렉의 10년은 고난의 행군이었다. 대우전자 시절인 1999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세 차례에 걸친 새 주인 찾기가 실패로 돌아갔다. 올 초 전무에서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이 사장은 2500명의 직원 수를 반으로 줄여야 했던 괴로운 심정을 편지에서 토로했다. 이 사장은 4월 에어컨·청소기·모터 등의 사업을 귀뚜라미 등에 매각하면서 대우일렉을 백색가전 전문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다행히 구조조정은 효과를 서서히 드러냈다. 지난해 1조9000억원의 매출에 3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것이 올 상반기 매출 5000억원에 영업이익 220억원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다. 이 사장은 ‘어둡고 긴 터널을 손잡고 웃으며 건너가자’고 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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