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쯔강 대홍수 상황]둑 3천곳 붕괴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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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갈수록 더 심각해지는 물난리. 양쯔 (揚子) 강 6천3백㎞의 양쪽 둑 (지류포함 3만㎞)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미 여기저기에서 일부 둑이 터졌고 일부 상류지역에선 하류 공업지대를 지키려 인위적으로 제방을 폭파했다.

양쯔강에는 여름철이면 연례적으로 부분적인 홍수가 발생하지만 올해는 지류가 아닌 본류까지 범람위험에 직면, 5일 현재 제방 3천여곳이 위험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상류지역에 지난 2개월동안 쏟아진 집중호우로 피해지역도 상류에서 하류까지 광범위하다.

여기에다 이번 홍수의 네번째 물마루 (홍수 덩어리)가 초당 4만8천t 규모로 5일 오전 8시쯤 중류지역인 후베이 (湖北) 성 이창 (宜昌) 지역을 통과, 하류지역으로 이동중인 가운데 열대성 태풍 오토가 시시각각 양쯔강 하류로 접근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이어서 양쯔강 일대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현재 범람위험이 가장 높은 중류지역 후베이성 우한 (武漢) 부근 한커우 (漢口) 수위는 20세기 들어 사상 최고인 29.13m를 기록했는데 이는 경계수위를 2.83m 초과한 것. 부근 이창지역은 전날보다 0.9m 상승한 52.60m를 기록하는 등 후베이성 7개 주요 수위 관측소중 6곳이 사상 최고수위를 기록중이다.

하류의 장시 (江西) 성 주장 (九江) 지역의 수위 역시 22.97m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강물이 제방을 넘쳤을 때 저수지 역할을 하던 중하류 후난 (湖南) 성 웨양 (岳陽) 시 둥팅 (洞庭) 호의 수위는 5일 35.17m를 기록, 저수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오히려 범람위기를 맞고 있을 정도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홍수의 네번째 물마루가 6일 이 지역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댐 붕괴가 우려되고 있다.

이미 일부 지역에선 제방이 무너져내려 엄청난 인명.재산피해를 내고 있다.

우한에서 70㎞ 떨어진 자위 (嘉魚) 현의 제방이 1일 무너져 제방을 순찰중인 1백50명의 군인과 수백명의 주민이 물살에 떠내려가는 참사가 발생했다.

중국 정부는 7백만 공업도시 우한의 침수를 막기 위해 강 상류와 중류지역 지류댐 11곳을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했다.

일부 지역에선 이미 강둑이 범람, 큰 피해가 나타났다.

5일 현재 비공식 집계로는 사망자 1천5백여명에 이재민은 1억3천만명. 건물 2백90만채와 농경지 등 9백㏊가 침수, 1백14억달러의 재산피해가 추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전군 (全軍) 과 공무원에게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국적으로 2백26만명을 동원, 제방 보강공사를 벌이고 있다.

하류지역인 난징 (南京) 도 비상이 걸려 제방 돋우기에 장쑤 (江蘇) 성에서만 모두 82만명이 동원됐다.

이번 수해는 중국정부의 올 경제성장 목표 8% 달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 건설재원이 이번 홍수로 모두 제방보강이나 수리시설 건설에 투입돼야 할 운명에 처했기 때문이다.

베이징 = 유상철 특파원.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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