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무원 살아남기 백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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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방자치단체의 조직개편이 대부분 마무리되고 인력감축 기준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지방공무원들이 '살아 남기' 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애향심' 이 문제될까봐 주소지를 옮기는가 하면 '이럴 때 무슨 휴가냐' 며 여름휴가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

◇ '애향심' 도 퇴출 기준 = 대전에서 충남금산군청까지 출퇴근하던 粱모 (43) 씨는 김행기 (金行基) 군수가 "다른 고장에서 금산으로 출근하는 직원들은 근무지에 대한 애착이 없다" 고 강조하자 '애향심' 이 퇴출기준에 포함될까 두려워 최근 사는 곳을 아예 금산군금산읍신대리로 옮겼다.

梁씨뿐 아니라 금산군청 직원 6백29명 가운데 30%이상이던 외지 거주 공무원중 10% (64명) 정도가 지난달 금산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강원도횡성군의 경우 원주시 거주 직원 2백여명 가운데 50여명이 최근 주소지를 횡성으로 옮겨 '애향심' 이 퇴출기준으로 등장할 것에 대비했다.

◇휴가 안간다 = 본격적인 휴가철이지만 '안 보이면 짤린다' 는 우려 때문에 경기도청의 경우 지난주까지 휴가를 다녀온 직원은 모두 8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백99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청도 직원 1천여명중 지난주까지 20여명만 휴가를 다녀왔고 대전시.충남도등의 휴가 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20%안팎에 그치고 있다.

◇근무태도 좋아졌다 = 충남도청 朴모 (56) 과장은 "빠른 출근.늦은 퇴근 뿐만 아니라 근무시간중 자리 뜨는 일등이 사라져 전반적으로 공무원들의 근무태도가 개선됐을 뿐 아니라 경찰로부터 통보돼 오는 음주운전 적발자가 7월이후 자취를 감췄다" 고 말했다.

최준호.이찬호.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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