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 메이저 15승 ‘살아있는 전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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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페더러가 결승에서 앤디 로딕을 꺾은뒤 환호하고 있다. [윔블던 AP=연합뉴스]

로저 페더러(28·스위스)가 테니스의 살아 있는 전설이 됐다.

페더러는 6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앤디 로딕(미국·세계랭킹 6위)을 3-2로 이겼다. 페더러는 개인통산 열다섯 번째 메이저 대회(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피트 샘프러스(미국·은퇴)의 종전 메이저 14승 기록을 넘어선 역대 최다 우승이다.

◆15승=페더러의 메이저 15승은 초고속으로 이뤄졌다. 그는 2003년 윔블던에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낸 후 6년 만에 테니스 역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샘프러스는 메이저 14승을 하는 데 12년이 걸렸다. 또 샘프러스는 프랑스오픈 우승 경험이 없지만 페더러는 올해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도 달성했다.

페더러는 “나에게 가장 의미 있는 대회에서 기록을 세워 더 기쁘다. 맨 처음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대회에서 15번째 우승기록도 세웠다”고 말했다. 이날 페더러가 우승하는 순간 샘프러스를 비롯해 비에른 보리(스웨덴), 로드 레이버(호주) 등 ‘전설’들이 한자리에 모여 축하를 보냈다.

◆256분=페더러와 로딕의 결승전은 256분간 이어졌다. 대기록 달성에 걸맞은 명승부였다. 이 경기 전까지 페더러에게 2승18패로 절대 열세였던 로딕은 페더러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준비했다. 첫 세트를 로딕이 먼저 가져갔고, 이후 매 세트 접전이 이어졌다. 타이브레이크 없이 이어진 5세트에서도 게임스코어 14-14까지 맞섰지만 로딕은 페더러의 마지막 강력한 리턴을 받아내지 못하고 14-16으로 무릎을 꿇었다. 95분간 이어진 5세트는 역대 메이저 한 세트 최장시간 기록을 세웠고, 총 77게임의 결승전은 메이저 한 경기 최다게임 기록을 세웠다. 페더러는 지난해 이 대회 결승전에서 4시간48분의 접전 끝에 라파엘 나달(스페인·1위)에게 2-3으로 졌다.

◆5패=페더러의 대기록 달성은 ‘천적’ 나달이 있었기에 더 흥미를 끌었다. 페더러는 메이저 결승전에서 15승5패를 기록 중이다. 5패는 모두 나달에게 당했다. 하지만 페더러는 큰 부상 없이 꾸준한 자기관리로 메이저 15승을 달성했다. 랭킹 2위인 페더러는 이번 주 발표되는 ATP(프로테니스)투어 세계 랭킹에서 나달을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선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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