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한줄] 『시골똥 서울똥』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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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나는 근본주의자에 가깝기는 해도 반문명주의자는 아니다. 내가 똥이라는 말에 담고자 한 것은 순환이다. 똥은 가장 더러운 것을 대표한다. 똥은 발전이라는 입장에서 보면 얼른 털어버리고 싶은 쓰레기일 뿐이다. 똥이 싫어서 깨끗한 수세식 변기를 만들었지만 우리가 과연 똥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을까?”

-똥이 순환해야 생명이 산다고 말하는 저자는 주말농사학교를 운영하면서 귀농인들을 돕는 사람. 그가 펼치는 똥과 농사 예찬론, 그리고 다양한 재료를 이용한 거름 만들기 노하우 『시골똥 서울똥』(안철환 지음, 들녘, 248쪽, 9000원)에서

“버스 창 밖에 갑자기 나타났던 새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순간 내 머리를 스쳐지나가는 생각이 하나 있다. 사랑과 여행은 분명 어떤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공통분모의 이름은 바로 모험이라는 것.”

-여행광인 이 남자, 파리에서 기차를 타고 유럽을 지나 러시아·중국·몽골을 거치며 도시의 풍광과 만난 사람들 얘기를 꼼꼼하게 기록했다. 평범하면서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흥미로운 『내추럴 트래블러』(최범석 지음, 책세상, 404쪽, 1만4500원)에서

"노인들이 몇 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선을 멀리 두고, 아무 말 없이, 꼼짝 않고, 팔장을 낀 채 플라타너스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있을 때 느끼는 기쁨을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은 생애 마지막 몇 달을 남기고 말했다. 우리처럼 부산한 사람들에게 그저 가만히 있는 데서 느끼는 행복을 이해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프랑스의 심리학자인 저자가 노년을 앞둔 이들을 위해 쓴 에세이. ‘파리지엔느’할머니의 지적이고 따뜻한 통찰이 엿보이는 『살맛나는 나이』(마리 드 엔젤 지음, 백선희 옮김, 학고재, 292쪽, 1만2000원)에서

“그 국밥집에만 갔다 오면 사람들이 밝아진다. 그 국밥집의 할머니는 인사법이 특별하다. 할머니는 한 명 한 명 모두 다른 인사를 한다. ‘아이고 어여 들어오시오.’ 먹을 거라곤 국밥밖에 없지만 많이 드소.’ ‘오늘은 왜 소주를 먹노. 차라리 내가 담근 과일주 먹으라. 돈 안받을 테니.’ 따뜻한 말 한마디가 죽기 직전의 사람을 구할 수도, 감동을 줄 수도 있다.”

-라디오 작가 송정연이 자신을 긍정의 빛으로 이끈 글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과 함께 세계 아동들의 모습을 기록한 사진작가 유별남의 사진도 함께 실은 『따뜻한 말한마디』 (송정연 지음, 글로세움, 256 쪽, 1만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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