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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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우리는 하루에 물을 얼마만큼 사용할까? 일단 물은 마셔야 한다. 세수와 목욕도 해야 하고 변기 물도 내려야 한다. 빨래와 요리를 할 때도 물이 꼭 필요하다.아침에 눈을 떠서 밤에 잠들기까지 우리가 사용하는 물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가정에서 쓰는 물은 우리가 사용하는 전체 물 양의 약 10%에 지나지 않는다. 물은 수력발전소에서 전기를 일으키거나 석유공장에서 가스를 만드는 데도 사용된다. 심지어 수증기로 기계를 돌리기도 한다. 농장에서는 곡식과 가축을 위해 어마어마한 양의 물을 사용한다. 지구상의 인류는 물 없이는 절대 살 수 없다.

이처럼 소중한 물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캐나다에서 환경교육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로쉘 슈트라우스’는 세상의 모든 물(중앙북스 펴냄)이라는 책에서 물의 형태가 얼마나 다양한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우리 생활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알려준다.

‘슈트라우스’는 특히 인류에게 닥친 물 위기를 강조한다. 물은 점차 부족해지고 있다. 세계 인구가 점점 늘어나는 탓이지만 이만이 물 부족의 원인은 아니다. 오늘날 한 사람이 매일 사용하는 물의 양은 백년 전보다 여섯 배가 늘어났다. 가정, 산업, 농업에서 필요한 물의 양도 점점 늘어가고 있다.

계속해서 이와같이 물을 쓴다면 2025년에는 4명 가운데 1명은 물 부족 국가에서 살게 될 지도 모른다. 또 2050년에는 약 40억 명이 깨끗한 물을 충분히 얻지 못한 채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한다. 위기는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오늘날 물 오염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농장·가정용 쓰레기가 점차 늘면서 여기에서 나온 먼지·살충제·비료·합성세제 등이 강과 개울·연못으로 흘러들고 있다. 자동차와 공장에서 나오는 매연·먼지·일산화탄소도 강물과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물 오염은 전세계 수많은 생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모든 질병의 약 80%는 오염된 물 때문에 생긴다는 보고도 있다.

그렇다면 물을 아끼고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슈트라우스’는 물을 소중히 여기는 ‘의식’을 갖자고 말한다. 물 한 방울도 따져가면서 쓰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양치질할 때는 물 컵을 사용하고 목욕시 비누칠하는 동안에는 수도꼭지를 잠근다. 자동차를 타는 대신 조금 더 걸으면 배기가스가 물을 오염시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런 작은 실천이 쌓이면 물 부족 및 오염을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좀 더 적극적인 방법도 있다. 첫째, 자신이 알고 있는 물에 관한 지식을 주위 사람들과 공유해 함께 물을 보호하는 것이다. 둘째, 물을 보호하는 기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거나 기관 홍보물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자. 친구들과 함께 직접 캠페인을 시작해도 좋다. 셋째, 가족과 함께 집에서 물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자.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꼭 부모님께 제안해 보자.

‘라이언 흐렐작’이라는 여섯 살짜리 꼬마는 1998년 아프리카의 많은 사람들이 깨끗한 물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우간다에 우물을 만들수 있는 돈을 모금했다. 라이언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부모의 도움으로 ‘라이언 우물 재단’을 설립하기까지 했다. 이처럼 자신만의 방법을 실천에 옮겨 보는 것은 어떨까.

자료제공= 중앙북스 / 정리=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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