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112억달러 주니…IMF '빈주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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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전세계 경제위기를 진단.처방하고 있는 '경제 의사' 국제통화기금 (IMF) 이 응급실에 실려 갈 형편이 됐다.

IMF가 13일 러시아에 1백12억달러의 자금을 추가지원키로 함에 따라 보유기금이 거의 바닥나고 있기 때문이다.

2백10억달러의 지원금 가운데 앞으로 40억달러를 더 받아야 하는 한국입장에서 결코 달가운 일이 아니다.

스탠리 피셔 IMF부총재는 13일 "IMF가 현재 쓸 수 있는 재원은 지난 80년대초 이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져 러시아 지원을 감안할 경우 가용재원은 연말께 2백50억달러로 줄어들게 된다" 고 말했다.

IMF는 지난해부터 ^인도네시아 3백억달러^한국 2백10억달러^태국 39억달러^우크라이나 20억달러^필리핀 10억달러 등의 구제금융을 실시하면서 심각한 자금압박을 받고 있다.

현금 보유정도를 말해 주는 유동성 비율도 정상수준인 70%를 훨씬 밑돌고 있다.

창립 53년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은 IMF의 미셸 캉드쉬 총재는 "IMF가 '구명보트' 를 타야 할 상황" 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에 따라 IMF는 1천9백억달러인 기금규모를 45% 가량 더 많은 2천8백억달러로 증액한다는 방침을 지난해 확정한 바 있다.

그러나 18.25%의 출자지분이 있는 미국의회는 1백80억달러 규모의 출자금 증액안에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IMF는 현금확보를 위해 62년 체결된 '일반차입협정 (GAB)' 을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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