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철 기자의 ‘클로즈 업’] 지옥에 빠진 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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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면

한택식물원에 갔다가 식충식물인 파리지옥을 하나 사왔습니다. 벌레를 잡아 먹는 식물이 신기해 어떻게 붙잡나 지켜보려고요. 파리를 한 마리 잡아 조개처럼 벌린 두 잎 사이에 살짝 밀어 넣었습니다. 눈썹 같은 가시가 잽싸게 창살 감옥을 만들어 파리를 붙잡더군요.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사진은 찍을 수 없었네요. 그런데 점심 식사를 하고 돌아와 보니 파리가 붙잡혀 있지 뭐예요. 파리는 파리지옥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쳤을 테고요. 파리지옥은 간신히 꼬리 부분을 붙잡았군요. 100㎜ 접사렌즈로 가까이 들여다봤습니다. 굳게 닫은 잎 안에도 미라가 된 파리 두 마리가 있네요.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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