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와 전 총리, 일본 가교은행 설립안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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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일 정부와 자민당에서 마련하고 있는 '가교은행 (브리지 뱅크)' 설립안 (案) 은 국제통 (通) 으로 유명한 원로 정객 미야자와 기이치 (宮澤喜一) 전 총리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자민당 자문역을 맡고 있는 미야자와 전 총리는 최근 금융 부실 때문에 일본의 대외 신인도가 크게 떨어지자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가토 고이치 (加藤紘一) 자민당 간사장 등과 접촉을 갖고 불량채권의 적극적 처리와 '가교은행' 성격의 국영은행 창설을 강력히 제안했다.

그가 아이디어를 얻은 것은 지난 91년 미 '뱅크 오브 뉴 잉글랜드 (BONE)' 처리 방식, 91년 1월 미 연방예금보험공사 (FDIC) 는 도산 위기에 처한 BONE의 은행업 면허를 정지하는 대신 이를 가교은행 형태로 바꿔 영업을 계속하게 했다.

그 과정에서 BONE의 임원들은 모두 물러났으나 점포.종업원.채권 등은 그대로 FIDC에 인계됐다.

우량 기업들에 대한 융자도 마찬가지. 미국식 가교 은행은 보통 2년내에 자산 정밀 실사를 거쳐 다른 은행에 매각되는데 BONE는 겨우 4개월만에 입찰을 통해 우량 지방은행인 '프리트 노스타' 에 팔렸다.

당시 FDIC는 '프리트 노스타' 와 불량채권으로 인한 손실을 3년간 부담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일 정부.자민당은 7월2일까지 부실은행 처리문제에 관한 최종안을 마련할 예정인데 현재로선 미야자와 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김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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