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잠수정 탑승자 일부 잠입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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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북한 공작원들이 과연 우리 주위 어딘가에 잠입해 있는 것일까. 북한 잠수정에서 메모형식의 항해일지.편지 등이 발견되면서 공작원 침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부 대공 (對共) 전문가들은 침투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하는 반면 국방부는 그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공작원들이 이미 잠입했다고 보는 쪽의 근거는 이렇다.

잠수정이 해안에 도착한 시간은 21일 오후8시30분. '임무' 를 수행하고 떠난 시간은 22일 밤 0시38분으로 돼있다.

우리 해안 도달 후 약 4시간 동안 머무른 게 되는데 실제 해안 상륙 후 임무수행은 2시간 남짓에 불과하다는 것. 이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은 장비 은닉처 (도보크) 개설이나 해안지형 관찰 등이지만 일부 정보관계자들은 잠수정의 전술적인 용도와 특수임무를 감안할 때 이같은 목적만으로 남파되지는 않았으리라는 지적이다.

침투 가능성을 부정하는 관계자들은 승선명단에 9명이 올라 있고, 실제 발견된 시체가 9구라는 점을 드는데 공작원들은 이름을 알려주거나 남기는 어리숙한 일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9명은 승조원과 안내원 (저격수)에 불과할 공산이 크다는 얘기가 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잠수정에서 수거한 난수표는 비닐에 밀봉된 상태였고, 공작원이 잠입했다면 난수표는 뜯겨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방부는 또 잠수정 내부에서 발견된 5통의 편지 수신자중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유학진' 과 '덕인동지' 가 9명의 시신 중에 포함돼 있다면서 잠입 가능성을 일축한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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