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개구리 요리' 광주 행암식당 이길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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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황소개구리가 그간 우리 집에서 요리한 것만도 10t트럭으로 여러 대가 될 겁니다. 돈을 벌고 못 벌고를 떠나 좋은 일을 한 셈이죠. " 광주시서구송하동 광주대 입구 네거리의 행암식당 주인 이길순 (李吉順.여.55) 씨는 어깨를 으쓱했다.

지난 88년6월 광주에서 처음으로 황소개구리 요리를 전문으로 팔기 시작, 현재까지 계속하고 있으니 올해로 딱 10년째다.

지금은 李씨 스스로 '우리 같은 사람은 나라에서 상을 줘야 한다' 고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과거엔 서러움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개업 직후 초창기엔 혐오업소로 잘못 인식되는 바람에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88올림픽을 앞둔 시기라서 건물 밖의 '개구리요리' 란 표시를 공무원들이 강제로 지워버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

당시 李씨의 식당에서 쓴 황소개구리는 양식하거나 양식장 울타리를 넘었다 아이들의 손에 잡힌 것들로 ㎏당 2천~3천원에 불과했다.

식당의 하루 황소개구리 소비량은 5~20㎏ (보통 1㎏은 2~3마리) 정도. 李씨는 한때 낚시로 잡아 대주는 사람들의 물량으로는 달려 시장에서 ㎏당 1만원에 사다 쓰기도 했다.

李씨는 "한 마리가 무려 1㎏에 이르는 것도 봤다.

사람들이 요리를 많이 먹으면 우리 같은 식당이 많이 생겨 황소개구리 퇴치를 촉진할 것" 이라고 말했다.

가격도 생선.육류와 비교해 결코 비싼 편이 아니므로 애용해 자연생태계를 살리자는 것이다.

◇ 황소개구리 요리 = 보통 다리는 튀겨 술안주 등으로 내놓고, 몸통은 찹쌀.녹두 등을 넣어 죽을 쒀주거나 매운탕으로 끓여준다.

손님이 원하면 탕수육.소금구이까지 해준다.

가격은 행암식당 (062 - 674 - 3045) 의 경우 ㎏당 1만5천원. 양이 큰 사람들은 1㎏, 보통사람은 셋이서 2㎏을 함께 먹으면 적당하다.

체질이 허약한 사람들은 마늘.생강.당귀 등을 넣고 고 (膏, 진액) 를 내 먹을 수도 있다는 것. 한편 광주시북구두암동 동강대 네거리의 금란정식당 (526 - 5410) 도 황소개구리 요리를 취급하고 있으며 값은 2인분 기준 2만원이다.

광주 =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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