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잠수정 인양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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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24일 동해항 앞바다에선 10여척의 경비함들이 북한잠수정 침몰 지점을 철저히 에워싸고 특수부대 요원들이 삼엄한 경계를 펴는 등 팽팽한 긴장감 속에 인양작업이 펼쳐졌다.

…북한 잠수정 인양작업에 나선 해군 해난구조대 (SSU) 대원들은 적군이 아닌 극한 상황과의 사투 (死鬪) 를 벌여 눈길. 우선 조류가 빠른 바다에서 둘레가 1.6인치에 달하는 육중한 와이어를 선수 (船首) 와 선미 (船尾) 부분에 두겹으로 감는 작업이란 상상을 초월하는 체력을 요구.

또 수심 30m의 해저에서는 아무리 체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하루 10분이상 작업할 경우 신경마비 등 잠수병에 걸리기 때문에 SSU는 대원 75명이 4~5명으로 1개조를 이뤄 교대작업을 하는 실정.

…속초에서 동해 해상까지 잠수정을 예인해온 군산함 함장 손효근 (孫孝根.40) 중령은 동해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예인도중 잠수정의 비상용 안테나가 작동됐다고 주장. 孫중령은 "22일 자정쯤 잠수정의 고정 안테나를 발견, 북측과의 통신을 막기위해 1차 절단했다" 며 "4시간 뒤 다시 비상용 안테나가 수면 2.5~3m 위로 솟아올라 다시 잘랐다" 고 소개.

그러나 孫중령의 진술과 달리 브리핑 보조설명을 맡은 12전대장 徐상권대령은 "고정 안테나를 두차례 절단했을 뿐 비상 안테나는 나오지 않았다" 며 孫중령의 설명을 반박. 이에 孫중령은 "전문가가 아니어서 잘 모르겠다" 고 얼버무려 의문을 남겼다.

…군당국은 이날 오후 해난구조대원 (SSU) 들이 30여m 해저에 들어가 침몰 잠수정의 모습을 촬영한 녹화 테이프를 전격 공개. 북한 잠수정의 외형은 파손 흔적이 거의 없는 온전한 모습이었고 선체 상단부는 녹색 바탕에 검은색 얼룩무늬로 위장돼 있었으며 선체 하단부는 적갈색을 띠고 있었다.

또 선체 상단 커닝타워 (함교탑) 전방에서 그물.부표 등 해상 부유물을 제거하기 위한 와이어가 발견돼 어떻게 꽁치잡이 유자망에 걸렸는지 의문을 자아냈다.

동해 = 이찬호.홍창업.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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