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흡연]흡연자 부인 폐암 발생률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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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담배 한번 입에 댄 적 없는데 웬 폐암입니까?" P씨 (57.여) 는 하루 두갑을 피워대는 남편과 30년간 한방에서 살았기 때문이라는 의사의 설명을 듣고 고개를 떨구었다.

연대의대 예방의학과 서일교수는 "96년 미국환경청은 암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A급 발암물질로 간접흡연을 규정했다" 고 들려준다.

실제로 미국에선 간접흡연의 피해보상소송이 속출하고 있다.

간접흡연을 하게 되는 것은 담배를 만 종이가 타면서 나오는 연기를 맡게 되기 때문. 필터를 거치지 않고 나온 이 연기는 필터를 거친 연기보다 훨씬 해롭다.

최근 연세대학교 보건과학대학 조승연교수팀의 조사에 따르면 필터를 거치지 않은 연기에서 카드뮴이 8배정도 더 검출됐다.

1㎥에서 열개피의 담배를 폈을 때 필터를 거친 경우 카드뮴 0.276㎍이 검출된 반면 필터를 거치지 않았을 때는 카드뮴이 2.14㎍이 나왔다는 것. 이는 인체에 해를 미치는 기준인 2.0㎍/㎥ (24시간 노출시) 보다 높아 비흡연자에게 중금속 피해를 끼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간접흡연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폐암 발생. 연대보건대학원 지선하교수는 최근 지난 95~97년 폐암으로 입원한 흡연자 부인 1백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비흡연자 부인에 비해 폐암발생율이 86%나 높았으며 결혼생활연수가 증가할수록 폐암발생율도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지교수는 "흡연남성은 부인의 폐암 외에도 자녀들의 호흡기질환 및 성장후 폐암에 걸릴 위험까지 고려해야 한다" 고 밝힌다.

황세희.신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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