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토지세-담배세 빅딜 추진…재정편차 해소 위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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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서울시가 25개 구청간의 '빈부 격차' 를 해소하기 위해 구세 (區稅) 인 종합토지세와 시세 (市稅) 인 담배소비세의 '빅딜' 을 추진할 방침이어서 자치구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서울시는 23일 고건 (高建) 서울시장 당선자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종토세는 시가, 담배세는 구가 걷을 수 있도록하는 관계법 개정을 중앙정부와 협의중" 이라고 보고했다. 종토세와 담배세의 맞교환은 高당선자의 선거공약이다.

◇구별 재정편차 = 빅딜이 거론되는 이유는 '잘사는 구' 와 '못사는 구' 간의 재정 차이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 강남구는 올 예산이 2천3백억원으로 풍부하지만 최하위인 금천구는 8백62억원에 그쳐 도로포장.도시가스공급 등 도시기반시설 확충마저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재정수요에 대한 예산확보 비율을 의미하는 '기준재정 수요충족도' 의 경우 강남.서초.중구는 1백20%~2백5%로 돈이 남아돌고 있으나 강북구등 12개구는 50%에도 못미치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그동안 가난한 구에서는 "강남.서초 등이 영동개발과정에서 특혜를 입었다" 며 "토지.건물 등에 대한 세금은 광역단체나 국가가 맡는 선진국 처럼 종토세를 시세로 거둬 낙후지역의 개발에 지원해야 한다" 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강남.서초구 등은 "자치정신에 따라 땅.건물은 자치구의 세원이 돼야한다" 며 맞서왔다.

◇빅딜과 희비교차 = 종토세의 경우 최다 징수구 (강남 8백678억) 와 최소 징수구 (도봉 62억) 의 편차가 무려 13.9배에 달하지만 담배세는 2.6배에 그치는 등 세원 (稅源) 간의 극심한 불공평을 바로잡기 위해 빅딜이 추진되기 때문에 성사되면 우선 구청간의 재정 편차가 상당부분 해소된다.

시의 분석에 따르면 빅딜이후 시 재정수입은 7백60억원이 줄어드는데 반해 25개 자치구의 전체 재정충족도는 평균 67%에서 71%로 향상된다.

특히 재정충족도가 50%미만인 강북.도봉.중랑.금천.은평구 등 12개구 가운데 도봉.은평구를 제외한 10개구의 재정충족도가 크게 향상된다.

반면 강남.서초.송파.중구등 4개구는 5백억원~91억원까지 수입이 줄어 울상이다.

시 관계자는 "세목 교환으로 일부 구청의 재정수입이 다소 줄어드는 대신 대부분 구청에는 도움을 주는 만큼 이를 조속히 추진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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