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성공했다] 여주쌀 전문점 현동만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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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창업할 때는 자신이 잘 아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그것만으로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일산신도시에서 '효승유통' 이라는 여주쌀 전문점 (0344 - 902 - 4451~2) 을 운영하고 있는 현동만 (玄東萬.40) 씨는 부단한 노력으로 사업을 제 궤도에 올린 케이스. 玄씨가 이 쌀가게를 시작한 것은 지난 94년 11월. 부친의 주유소를 도와주다가 자기 사업을 하기로 결심하고 업종을 물색한 끝에 '큰 기복이 없다' 는 쌀 판매를 선택했다.

특히 품질이 좋기로 널리 알려진데다 자신의 고향이어서 잘 아는 경기도 여주에서 나는 쌀만 취급하는 차별화 전략을 쓰기로 했다.

우선 여주군수를 직접 찾아가 관내 농협을 소개받은 뒤 산지에서 현금을 주고 쌀을 사오는 방식을 택해 중간 거래마진을 없앴다.

가게는 임대료 부담이 적은 골목 안쪽이면서 배달차량이 다니기 쉬운 폭 8m 이면도로변을 택했다.

30평 (매장 10평, 창고 20평) 을 보증금 2천만원, 월세 70만원에 얻었는데 외환위기가 터진 지난해 말부터 월세가 30만원으로 낮아져 수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초기 쌀값 2천만원에 책상.간판.전화 등을 설치하고 배달용 봉고차를 할부로 사는데 5백만원 등 총 4천5백만원을 투입했다.

고민은 여주쌀의 산지가격 자체가 일반미보다 20㎏ 한부대에 5천원쯤 비싼데다 쌀 소비가 줄어드는 추세여서 손님들이 한번에 많이 사지 않는다는 것. 기껏 1, 2부대씩 팔린다.

홍보전단을 만들어 중앙일보 등 일간지에 삽입 광고를 하고, 틈나는 대로 아파트단지 등을 돌면서 뿌렸다.

또 쌀의 생명인 신선도 유지를 위해 농협에서 사올 때 도정한 날짜를 부대에 찍어와 소비자들이 알게하고, 또 도정 후 1주일 안에 파는 원칙을 세웠고 이를 지켰다.

이런 노력의 결과, 구전 (口傳) 으로 소문이 퍼지면서 손님이 늘어 이젠 단골만 1천2백여명을 확보했다.

지난해엔 5평짜리 지점을 인근 후곡에 차렸고 차량도 3대로 늘렸으며, 백화점과 큰 건물 구내식당 등에의 납품도 시작했다.

본.지점에서 파는 쌀이 하루 1백80만원어치로 한달 매출은 5천여만원선. 구입원가.인건비.차량유지비.월세.경비용역비 등을 제하고도 한달 순수입이 2백50만~3백만원은 된다고 한다.

◇ 성공포인트 - 적절한 在庫.보존 신선도 유지가 생명

쌀 판매에도 노하우가 필요하다. 품질 유지를 위한 보존.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매장에서 쌀이 오래 묵지 않도록 판매량을 고려해 재고를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

소매만 하면 비축물량을 그리 많이 확보할 필요가 없어 5평정도면 가능하다.

이 정도 공간이면 책상 하나 놓고 20㎏짜리 1백부대 정도는 갖다놓을 수 있다. 주택가.아파트 단지 밀집지역이 유리하며 임대료를 고려할 때 굳이 대로변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부부가 같이 운영하면 직원없이도 할 수 있다. 부인이 전화를 받고 남편은 배달.홍보를 맡는 등 분담하면 된다. 에어컨 등 시설을 갖추는 것이 좋으며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쌀 맛이 가장 좋은 상태는 수분함량이 15% 수준일 때인데 이를 유지하려면 장마철엔 에어컨을 켜고, 건조할 땐 바닥에 물을 뿌리는 등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

민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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