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수 "내가 쳐야 LG가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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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프로야구 10년차 LG의 최동수(32)가 팀의 해결사로 떠올랐다.

그는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기아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서 만루홈런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5회말 2사 만루의 상황에서 기아의 선발 투수 다니엘 리오스(33)가 던진 시속 127㎞의 몸쪽 체인지업을 맞받아쳤다. 왼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7m짜리다.

4-2로 뒤지던 스코어는 단숨에 6-4로 뒤집어졌다. 3회에 먼저 3점을 뽑고 5회에 다시 1점을 추가했던 기아는 최동수의 이 한방에 기가 꺾였다. 6회부터 4이닝 동안 안타는 단 두개. 플라이아웃과 삼진 행진으로 막을 내렸다.

반면 LG는 8회 박용택.김상현의 3루타를 포함, 다섯개의 안타로 5점을 추가해 후반기 첫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안타 하나를 치더라도 의미있는 안타, 영양가 있는 안타를 치고 싶어요. 주자가 있을 때 해결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더 집중하게 되는 건 모든 타자의 기본 심성이 아니겠습니까." 경기 후 최동수는 이렇게 말했다.

최동수의 올 시즌 타격은 241타수.65안타(타율 0.270)로 팀 내 8위다. 타점 부문에서도 박용택(53점) 알 마틴(44점)에 이어 43점으로 3위를 지키고 있다. 결승타 부문에서는 마틴이 7개로 1위, 최동수는 5개로 2위에 올라 있다. 타율은 비교적 떨어지지만 찬스에 강해 팀 득점 기여도가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홈런 부문에서는 올 시즌 12개를 터뜨려 지난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에서 '홈런 챔피언'에 등극했던 박용택(15개)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프로 입문 후 지난해까지 9년 동안 고작 23개의 홈런을 쳤다. 전체 홈런의 약 3분의 1을 이번 시즌 중반에 쳐내고 있는 것이다.

중앙대를 졸업하고 1994년 LG에 포수로 입단한 최동수는 주전들에 밀려 오랫동안 1, 2군을 오가는 생활을 했다. 1군에 완전히 정착한 건 포수에서 1루수로 포지션을 바꾼 2002년부터다. 입단 8년 만에 주전을 확보한 그가 이제 팀의 해결사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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