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벤처기업 '매나페' DJ캐릭터 개발 큰호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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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슈퍼맨.스파이더맨.펩시맨에 이어 나타난 '대중맨' .김대중 대통령을 소재로 한 캐릭터상품이 개발돼 화제다.

대학생 벤처기업 '매나페 (Menafe.02 - 716 - 8541)' 는 지난 7일 막을 내린 98국제캐릭터박람회에서 '대중맨' 과 '미스터 프레지던트' 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대중맨' 이 일반에 선보이려면 아직 앞길은 산 넘어 산이다.

지난달 매나페가 상표권 등록을 신청하자 특허청은 "저명인사의 얼굴이나 이름을 포함하는 상표는 본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고 답변했다. 초상권 사용동의서를 들고 청와대 공보비서실로 향했다.

관계자의 견해 - "대통령 사진과 캐릭터를 임의로 사용한 홍보물이 난무해 고민이다. 그러나 사전양해를 구하니 일단 신중히 검토하겠다.

특정업체에 상표권을 인정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라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는 비서진들이 법률상 문제를 검토 중이다.

다시 최종 답신을 기다리는 매나페의 입장. "공인을 캐릭터화한 것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생각은 없다.

다만 우리가 개발한 토종캐릭터가 고유성을 인정받고 국가적으로 유익하게 쓰이기를 바랄 뿐. " 가령 DJ캐릭터가 들어간 저금통이나 포스터.열쇠고리.티셔츠 등을 경제위기 극복캠페인이나 국가이미지홍보 등에 사용하는 것이다.

제작비를 제외한 DJ캐릭터 수익금 전액은 실업자지원기금.자녀장학금 등으로 환원할 생각이다.

매나페는 지난 2월 IMF한파로 사회진출을 원천봉쇄당할 위기에 처했던 대학생 7명이 홍대 미대출신 디자이너 2명의 도움을 받아 만든 회사다.

대표 박정규 (29.연세대 경영학과 대학원) 씨가 밝힌 창업의 변 (辯) 을 옮기면. "대학졸업장이 휴지조각이 되고 만 지금의 위기를 기회의 장으로 삼자는 거다.

아이템을 캐릭터로 잡은 것은 디즈니같은 외국업체에 로열티를 치르고 있는 우리 현실 때문. 상황이 열악한 만큼 가능성도 무한하지 않을까. " 개발 중인 아이템은 1백여 가지에 달한다.

전시회에 선보였던 '올리볼리' 나 '또띠또' 같은 인형 캐릭터는 핸드폰 액세서리 제작업체에 이미 낙점을 받아 곧 상품으로 나올 예정. 데뷔작이 DJ가 된 이유는 간단하다.

"인지도가 있는 인물캐릭터가 승산이 있다.

DJ는 '구제금융시대' 라는 시대상을 상징하는 인물 아닌가.

" 넉 달간 수십 차례 수정작업을 거쳐 탄생한 DJ캐릭터의 기본컨셉은 '후덕.순박.선량' 이다.

디자이너 이진경 (25) 씨의 설명 - "생각보다는 DJ의 얼굴형이 평범해 특징을 단번에 잡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 이렇게 탄생한 '대중맨' 은 국가역량의 중심인 대통령이 지도력을 발휘해 위기를 헤쳐나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스터 프레지던트' 는 가방을 든 양복차림의 비즈니스맨이다.

표정과 동작에 따라 수십 가지로 응용된다.

대통령의 초상권을 둘러싼 고민은 시대의 변화를 실감케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곧 미국방문을 마치고 돌아올 DJ는 과연 어떤 결론을 내릴까. 그의 벤처.벤처의 외침이 결코 공허해지지 않기를. 그리하여 이 땅 젊은이들의 숨결이 더 거세지기를….

이재국.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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