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엔대사 “북한 장난 놀아날 생각 없어 … 제재로 고통 느끼게 할 것”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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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호 04면

정부는 이날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이 우라늄 농축 기술개발 시험 단계에 들어섰다는 주장은 그동안 6자회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은밀히 추진하고 있었음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우라늄 문제도 플루토늄과 함께 엄중하게 다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라늄 농축 문제는 2002년 10월 북·미 간 제네바 합의가 파기된 중요한 문제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외무성 성명은 ‘자체 경수로 건설이 결정돼 시험하게 됐다’고 주장하지만, 농축 기술은 단기간에 해낼 수 없는 기술”이라며 “북한이 자신의 핵 역량을 다 쏟아 붓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미국 등 국제 사회는 북한이 파키스탄의 압둘 칸 박사 커넥션을 통해 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 20대와 설계도를 제공받았고,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우라늄 고농축(HEU)을 시도했다고 믿고 있다. 북한의 농축 우라늄 기술이 어느정도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북한이 수입한 고강도 알루미늄 150t은 2600개의 원심분리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이어서 이를 모두 원심분리기로 만든다면 1년에 1~2개의 핵무기 생산이 가능해진다.

북한의 13일 성명 발표로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모드는 당분간 강경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수전 라이스 미국 유엔대사는 앞서 안보리 결의안이 채택된 직후 “북한의 반발성 도발을 할 경우 우리는 다른 회원국들과 더불어 이번 조치를 최대한 이행해 북한이 고통을 느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 하나하나에 대응함으로써 북한 장난에 놀아날 생각은 없고, 제재를 최대한 이행해 북한의 WMD 프로그램과 관련된 자금, 기술 확산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스 대사는 안보리 결의와 별도로 미국이 독자 제재에 나설 수 있음도 강하게 시사했다.

중국의 친강 외교부 대변인도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발표한 성명에서 친 대변인은 “중국은 유엔 안보리가 적당하고 형평성에 맞는 반응을 보인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하고 “ 만장일치 결의안 통과는 북한의 핵실험을 결사 반대한다는 국제 사회의 입장을 명확하게 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06년 1차 핵실험 후 안보리 결의안이 채택될 당시 회의장에서 “전쟁 선포로 간주하고 물리적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갈 것” (박길연 당시 유엔대사)이라고 반발한 것과 달리 이날 안보리 회의장에는 북한 대표부 인사들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정부 핵심 당국자는 “대북 제재 결의안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한국 정부는 개성공단이나 남북 교류협력 사업이 계속될 수 있도록 제재안의 내용이 완화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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