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축 세제 등 알뜰심리 타고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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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상품도 운 때가 맞아야 한다.' 국제통화기금 (IMF) 관리체제를 전후해 출시된 상품들 가운데 IMF 덕분에 오히려 잘 팔려 무난히 시장에 정착한 상품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들 상품들은 처음부터 IMF상황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것은 물론 아니다.우연히 상품 컨셉트를 절약형.애국심 호소형으로 정한 게 IMF시대의 알뜰 소비심리, 국산품 애용 분위기와 맞아떨어져 행운을 잡게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애경산업의 초고농축세제 퍼펙트가 대표적인 예. 지난해 4월 출시된 퍼펙트는 기존 농축세제 (3㎏기준 1백50회) 보다 50회나 더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데 IMF이후 경제적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매출이 급상승했다.

지난해 9개월 동안 1백억원어치를 파는데 그쳤지만 올 1~4월에만 70억원을 넘어섰다. 제일제당이 지난해 11월 출시한 기능성화장품 데이시스도 합리적인 가격 중심의 마케팅 전략이 소비자의 알뜰 구매심리를 자극하는 데 성공, 출발이 순조롭다.

지난달에만 18억원어치가 팔리는 등 당초 목표보다 60~80%나 많은 매출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전문요리양념인 다담은 외식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매출이 꾸준히 상승, 첫 달 1억4천만원에 그쳤던 매출이 4월에는 6억원으로 느는 등 상반기 중 올해 매출 목표인 6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LG생활건강의 비듬전용 기능성 샴푸.린스인 노비드도 IMF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실업 등으로 인해 사회적 스트레스가 증가하면서 비듬이 생기는 사람이 많아져 매출이 늘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IMF이전 3. 5%에서 올들어 5%까지 상승했다.

김남중 기자 〈n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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