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봉중근 8이닝 무실점 … LG 연패 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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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의 에이스.’

LG 봉중근이 5회 말 임재철을 삼진으로 잡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김민규 기자]

5월 중순 이후 봉중근(29·LG)에게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가 붙었다. 5월 13일 잠실 SK전부터 시작된 연패 행진이 6월 4일 잠실 한화전까지 이어졌다. 5경기에 나서 네 차례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지만 단 한 번의 승도 얻지 못한 채 4패가 쌓였다. 에이스의 불운은 팀을 추락시켰다. 5월 중순 2위까지 올라섰던 LG는 7위까지 하락했다.

10일 잠실 두산전에 나선 봉중근은 기교와 힘을 적절히 혼합하며 상대의 힘을 뺐다. 1회 말 첫 타자 정수빈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지만 이원석의 타구를 노바운드로 처리하며 한꺼번에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2회 김동주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을 때는 이성열을 삼진으로 잡고 손시헌을 유격수 앞 병살타로 유도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5회 1사 1루에서는 손시헌과 임재철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는 힘을 보여줬다.

한동안 봉중근을 외롭게 했던 팀 타선도 이날만큼은 ‘협조적’이었다. 0-0이던 2회 2사 2·3루에서 권용관이 2타점 우전 적시타를 쳐내며 선취점을 뽑아줬다.

6회에는 극적인 장면까지 나왔다. 2사 1·2루 이대형의 타석 때 김경문 두산 감독은 추가점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외야수들에게 전진수비를 지시했다. 이대형이 타구를 멀리 보내지 않는 타자임을 감안한 작전이었다. 하지만 타구는 우중간을 갈랐다. 두산 외야수들이 열심히 공을 쫓는 사이 빠른 이대형은 홈까지 도달했다. 통산 66호이자 시즌 첫 번째 그라운드 홈런. ‘발’로 만들어낸 이대형의 3점 홈런으로 LG는 5-0까지 앞서갔다.

봉중근은 8이닝 동안 5피안타·무실점으로 완벽히 두산을 막아냈다. 3개의 병살타를 유도했으며 7개의 삼진을 빼앗았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에이스 류현진을 내세운 한화를 5-0으로 누르며 4연승을 내달렸다. 이대호는 2-0으로 앞선 8회 말 1사 2루에서 투런 홈런을 쳐내며 류현진에게 일격을 가했다.

하남직 기자 , 사진=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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