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가 무서워?… 민주 전당대회 연설 제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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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통령 후보 존 케리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겁난다?

26일부터 4일간 일정으로 보스턴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자 명단에서 힐러리 상원의원이 빠진 것으로 확인되자 미 언론이 일제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힐러리 상원의원은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가장 인기높은 '수퍼스타'다. 따라서 민주당 최대의 잔칫날에 가장 노래 잘 부르는 가수를 일부러 빼놓은 것과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분석은 두가지로 나온다. 먼저 이번 전당대회의 주인공 격인 케리 후보가 자기보다 더 박수를 많이 받을 가능성이 큰 힐러리를 연단에 세우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해는 가지만 사실이라면 케리는 속좁은 정치인이란 소릴 들을 것 같다.

또 다른 하나는 부통령 후보인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이 껄끄럽게 생각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만일 이번 대선에서 케리가 패배한다면 에드워즈 의원은 2008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1순위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강력한 라이벌이 될 게 분명한 힐러리 의원이 전당대회장을 가득 채울 민주당원들 앞에서 각광받는 걸 원치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케리 후보 측은 "힐러리 의원이 연설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다른 연설자들 역시 자기에게 연설기회를 달라고 먼저 나서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나 궁색한 변명이 됐다.

힐러리 의원은 26일 다른 민주당 여성 상원의원들과 함께 전당대회장의 연단에는 오른다. 하지만 대표연설은 바버라 미컬스키 상원의원이 한다. 하지만 힐러리는 "나는 과거에 기회가 많았다. 그러니까 괜찮다"면서 '통큰 정치인'의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지미 카터.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앨 고어 전 부통령 등이 연설한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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