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누비는 건설 한국] 여수 앞바다 잇는 2260m 세계 4위 현수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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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이 공사 중인 이순신대교(가칭) 조감도. 전남 여수시 묘도동과 광양시 금호동을 연결하는 다리로 세계에서 넷째로 긴 현수교다.

대림산업은 특수교량 분야의 선두주자다. 국내 교량공사 실적에서 확고부동한 국내 1위인 이 회사는 1984년 12월 전남 여수시 돌산섬 앞바다에 세워진 사장교 형식의 돌산대교를 시작으로 특수교량의 기술력과 경험을 축적하며 현재 13개의 케이블 지지형 특수교량을 건설 중에 있다.

건설 당시 국내 최장 경간(주탑과 주탑 사이)의 사장교이자 세계 10대 해상교량으로 손꼽혔던 서해대교(경간장 470m), 국내 최장 해상교량인 광안대교(총길이 7.42㎞), 국내 최초의 강사장교인 돌산대교 등이 대림산업의 작품이다.

현재 공사 중인 다리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이자 세계 4위의 현수교인 전남 여수시 묘도동~광양시 금호동 간 현수교(가칭 이순신 대교)가 돋보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능가하는 초대형 현수교다. 여수 세계박람회가 열리는 2012년 4월까지 준공 목표다.

이 다리는 왕복 4차로, 총연장(다리 길이)은 양쪽 측경간장 길이 715m(357.5m×2)를 포함해 2260m다. 주탑과 주탑 사이의 주경간장 길이는 1545m로 일본의 아카시대교 1990m 등에 이어 세계에서 넷째로 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1937년 준공된 금문교의 주경간장은 1280m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신년인 1545년을 기념해 주경간장 길이를 1545m로 설계했다”고 말했다.

양쪽 주탑의 높이는 덴마크의 그레이트 벨트교(해발 254m)보다 높은 세계 최고 규모인 해발 270m다. 세계로 도약하는 해양 한국의 기상을 표현하기 위해 전통탑의 비례적 형상으로 디자인했다.

이순신대교는 교량 위의 화재 발생 시 온도센서가 작동해 자동으로 소화작업이 진행되는 등 국내 최초로 최첨단 유비쿼터스 시스템을 도입한다. 강풍이 심하고 태풍이 자주 발생하는 지리적 여건을 감안해 2, 3차원 풍동실험을 거쳐 풍속 120m/s까지 견딜 수 있는 세계 최고의 내풍 안전성을 확보한다. A급 태풍(초속 45m) 3개가 한꺼번에 몰려와도 안전하다. 특히 초장대교량의 최첨단 선진기술로 평가받고 있는 트윈(twin) 강박스 거더(steel box girder) 기술을 적용해 내풍 안전성을 높이고 중량은 감소시킬 계획이다. 이순신대교는 초장대 특수교량의 기술 자립화라는 의미를 가지는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현수교의 제작 공정 중 가장 난도가 높은 부분이 두 개의 주탑을 잇는 케이블 가설 작업이다. 그동안 케이블 설치 장비가 국내에 없어 일본에서 빌려 사용해왔는데 대림산업이 순수 국내 기술로 케이블 설치 장비를 직접 개발해 이순신대교부터 사용한다.

대림산업은 케이블 설치 장비 개발로 미국과 일본·유럽의 건설사가 주도하고 있는 해외 초장대 특수교량 시장 진출의 기반이 다져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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