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워스 미국대사 "규제혁파로 외자유치, 은행개혁 서둘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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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스티븐 보스워스 주한 미국대사는 25일 한국의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단기외채의 만기연장 등으로 놀랄 만한 급진전을 보이고 있다" 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생산위축과 물가상승효과가 경제전반에 퍼지고 있어 결코 방심하거나 개혁의지를 늦춰서는 안된다" 고 지적했다.

보스워스 대사는 아태정책연구원 (원장 申熙錫) 이 주최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한 초청강연회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은행이 부실하면 경제개혁도 부진한 만큼 은행의 조속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며 '은행개혁' 을 핵심과제로 제안했다.

그는 이날 대사부임 이후 3개월간 접해 온 'IMF체제의 한국' 을 분석하고 문제점.대안을 제시하는 데 30여분의 연설을 전부 소요했다.

특히 한국정부가 적극 추진중인 외국인 투자유치와 관련해 그는 "규제가 복잡하고 일관성도 결여돼 기업하기 힘든 나라라는 얘기를 매일 듣고 있다" 며 "더 많은 규제혁파 조치가 필요하다" 고 주장했다.

보스워스 대사는 미국이 한국을 계속 도울 것이라면서도 이는 "미국의 5대 수출시장인 한국의 경제운명이 미 국익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 이라고 냉정한 논리를 폈다.

이같은 연장선상에서 그는 "최근 한국내 주유소에서 외제차에 대한 서비스를 거부하거나, 병원에서 국산의약품만 구입하라는 정부시책이 전달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며 "의도적인 수입상품 배격으로 미국의 대한 (對韓) 수출이 감소해서는 안될 것" 이라는 우려를 전달했다.

다음은 참석자들과의 일문일답.

- 김영삼 (金泳三) 정부시절 미국과의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는 지적이 있다.

"전 정권에서 양국관계가 어려워졌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위기와 그 극복과정에서 양국관계는 계속 발전해 왔다.

다만 양국관계는 신뢰와 정직을 기본으로 발전해야 한다."

- 김대중대통령의 방미가 왜 6월로 연기됐나.

"준비가 착실히 진행중이며 클린턴대통령이 이른 시일내에 공식초청 의사를 밝힐 것이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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