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포드 제휴 가속…양측 미래차도 공동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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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삼성자동차와 미국 포드자동차간의 전략적 제휴협상이 빠른 속도로 진척되고 있다.

삼성자동차는 11일 국내 삼성차 생산라인에서 포드의 월드카를 생산하고, 두 회사가 합작으로 부품생산업체를 만들어 국내외 시장에 자동차부품을 공급키로 하는 등 다섯가지 분야로 협상범위를 좁히기로 원칙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자동차 이대원 (李大遠) 부회장은 포드 웨인 부커 부회장을 만나 이같은 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해 이날 미국으로 출국했다.

삼성이 생산하게 될 포드의 월드카는 소형차며, 유럽시장에서 판매중인 포드의 '카 (Ka)' 가 될지, 다른 차종을 개발할지는 추후 협상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이 월드카의 주요 타깃은 아시아시장이 될 전망이다.

삼성과 포드는 이밖에도 ▶삼성의 핵심 전자기술을 활용해 양측이 미래자동차를 공동개발하고▶국내에 자동차판매회사를 합작 설립.운영하고▶합작 할부금융회사를 설립한다는 것 등에 의견을 모았다.

또 포드가 삼성자동차에 대해 지분을 출자해 합작법인 형태로 바꾸는 방안도 심도있게 논의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 1월말 포드와 제휴를 위한 의향서를 교환한 뒤 양사간에 후속협상이 이어져 최근 제휴분야에 대해 원칙적인 합의를 봤다" 고 밝히고 "李부회장이 미국에서 협상을 본격적으로 벌이면 조만간 보다 진전된 내용이 나올 것" 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삼성자동차가 구체적인 협상내용을 공개한다는 것은 양측간에 이 분야에 대한 논의가 상당히 진척됐다는 것을 뜻한다" 며 "양사간의 제휴방안이 성사되면 국내 자동차업계의 판도에 큰 파장을 미칠 것" 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포드는 기아자동차와 부품.기술분야 협력뿐만 아니라 기아로부터 증자 (增資) 요청을 받은 상태라는 점에서 이번 협상의 성사 여부는 포드 - 기아 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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