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장사씨름대회]이태현, 황규연 밀어내고 백두급 포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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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팀 해체로 잃어버린 자신감을 회복한 것이 무엇보다 기쁩니다. ”

둥지를 잃어버린 채 개인자격으로 출전한 '모래판의 황태자' 이태현 (22.상비군) 의 헝그리정신이 '무적 (無籍) 선수' 들의 자존심을 일으켜 세웠다.

무적 선수가 무적 (無敵) 임을 입증한 것이다.

이태현은 6일 양평체육관에서 벌어진 98양평장사대회 첫날 백두급 (1백㎏이상) 결승에서 차세대 유망주 황규연 (22.현대) 을 3 - 1로 누르고 올 첫 지역대회 패권을 거머쥐었다.

올해 첫 우승이자 자신의 통산 18번째 타이틀로 우승상금은 5백만원.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생애 첫 우승트로피를 거머쥔 1m87㎝.1백30㎏의 황규연은 우승후보 김경수와 '슈퍼 두꺼비' 김정필 (상비군) 을 연파하고 결승에 올랐으나 파워에서 밀려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평소 “패기가 부족하다” 는 말을 자주 들었던 이태현은 이날 결연한 표정으로 결승무대에 나섰다.

들배지기에 이은 호미걸이로 기선을 제압했으나 차돌리기를 허용해 1 - 1.그러나 이후 1m95㎝.1백37㎏의 거구가 나비처럼 모래판을 누비며 잡치기.밀어치기를 연달아 성공, 특유의 포효를 내지르며 꽃가마의 주인공이 됐다.

이태현의 눈물겨운 분투는 최근의 경영난으로 청구팀이 지난달 22일 씨름팀 해체를 전격 선언하며 시작됐다.

지난해 1억원의 연봉을 받았으나 올해 일절 수입없이 무일푼으로 상비군에 뽑혀 무적선수끼리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훈련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한편 최강 3총사 김영현.김경수 (이상 LG증권) 와 이태현은 오는 9일 양평지역 장사전에서 재격돌한다.

양평 = 봉화식 기자

◇ 6일 백두급 전적 ▶백두장사 = 이태현 (상비군) ②황규연 (현대) ③지현무 (현대) ④신봉민 (현대) ⑤이광섭 (상비군) ⑥손동원 (진로) ⑦김정필 (상비군) ⑧김낙현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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