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 늘린 버핏, 유통주 늘린 소로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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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주식시장의 두 거물, 워런 버핏과 조지 소로스의 1분기 행보가 엇갈렸다. 둘 다 나름대로 저평가돼 있는 기업을 찾아내 투자를 늘렸지만 그 대상은 달랐다. 버핏은 금융주의 비중을 늘린 반면 소로스는 백화점·대형마트 등 유통주를 많이 사들였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1분기에 웰스파고 주식 1240만 주, US뱅코프 주식 150만 주를 샀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버크셔가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내용에 따른 것이다. 이로써 버크셔가 보유한 두 은행의 주식은 각각 3억260만 주, 6900만 주로 늘었다.

버핏은 최근 이들 은행의 주가가 기업가치에 비해 낮다고 강조했다. 3월 2일 열린 연례회의에선 “장기적으로 볼 때 모든 은행이 같을 수 없으며, 특히 그중 웰스파고는 다른 은행에 없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 당시 9달러까지 떨어졌던 이 은행 주가는 이달 들어 24.87달러까지 올랐다.

이와 반대로 소로스펀드 매니지먼트는 올 들어 금융주를 줄인 대신, 유통주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말 기준으로 이 회사의 주식 보유 규모는 총 45억1000만 달러다. 소로스는 1분기 동안 홈디포·메이시스·월그린 등의 주식을 사들였고, 골드먼삭스·메릴린치 등의 주식 보유량은 줄였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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