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내 동남아 항공권’ 등 구체적 목표 정해 써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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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호 26면

세계 최초로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한 곳은 미국의 아메리칸항공이다. 1980년 미국은 항공 사업 진입 규제를 완화했다. 신규 항공사가 크게 늘었다. 신설사의 가격 공세에 맞서 아메리칸항공이 81년 도입한 ‘AA어드밴티지’가 마일리지의 시작이다. 첫해에만 200만 명이 넘는 신규 고객을 유치했다. 이후 마일리지 제도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 항공사로 확산됐다.

돈이 되는 금융상품 - 항공사 마일리지 신용카드

국내에서는 84년 대한항공, 89년 아시아나항공이 마일리지 제도를 들여왔다. 처음엔 효자 노릇을 했지만 서서히 항공사를 옥죄었다. 항공사 입장에선 마일리지는 고객에게 지고 있는 ‘빚’이다. 빚이 너무 늘어나자 국내 항공사들은 마일리지 사용에 제한을 두기 시작했다. 유효기간(5~7년)이 그것이다. 무턱대고 마일리지를 쌓기보다 전략을 세워 신용카드 등을 사용하는 게 좋다.

마일리지 카드는 보통 사용액 1000원당 1마일이 적립된다. 국내선 왕복표가 1만 마일 정도니 신용카드를 1000만원은 써야 한다는 얘기다. 동남아는 4만 마일은 모아야 간다.

유효기간 안에 충분한 마일리지를 쌓지 못하겠다면 공짜 항공권보다 좌석 업그레이드로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반석을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할 때 마일당 현금가치가 가장 높게 계산된다. 아예 영화·쇼핑·여행 등 다른 제휴 서비스에 마일리지를 활용할 수도 있다. 다만 항공권을 교환할 때보다는 현금으로 환산한 마일리지 가치가 떨어진다. 주 중 서울에서 제주까지 항공권은 1마일당 15원의 가치가 있지만, 영화표는 1마일당 6원꼴이다.

마일리지 연계 신용카드는 연회비가 대개 2만원을 넘는다. 이런 연회비를 내고서라도 가입하는 것인 만큼 혜택을 충분히 누리려면 전략이 필요하다. 일단 ‘동남아 여름 휴가 좌석 업그레이드’ ‘3년 내 일본 항공권’ 등 목표를 분명히 해 카드를 몰아 써야 한다. 가족과 뭉칠 수도 있다. 카드가 다르더라도 각 항공사가 제공하는 마일리지 프로그램에 가족으로 등록하면 가족 간 마일리지 교환이 가능하다. 본인 포함해 직계가족 5명까지 등록할 수 있다.

소비자의 불안 심리를 감안해 유효기간을 없앤 카드도 나왔다. ‘씨티 프리미어마일 카드’다. 자체 포인트인 프리미어마일은 카드 결제액 1000원당 1포인트가 쌓이는데 고객이 원할 때 언제든지 항공사 마일리지와 교환해 사용할 수 있다. 처음 카드에 가입할 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중에서 이용할 곳을 골라야 한다. 연회비가 12만원이다.

삼성카드는 자체 포인트 제도를 도입한 ‘삼성 에스마일 카드’를 판매한다. 한 장의 카드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신한카드가 내놓은 ‘신한 동방항공카드’(연회비 2만원)는 포인트 중심의 기존 마일리지 적립 방식을 쿠폰제로 바꿨다. 중국 동방항공과 제휴해 한~중 노선 9회(편도) 이용 시 중국행 항공권 1장(편도)을 준다. ‘KB ROVL 카드’는 연회비가 30만원이지만 결제금액 1500원당 최고 3마일을 적립해 주고, 대한항공의 국내·일본·중국·동남아 노선 동반자 왕복 항공권(연 1회)이나 해외 항공권 좌석 승급권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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