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생 무용가·조각가·연주가 '장르통합'…'이미지 시어터'의 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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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무용가는 춤이란 사변적으로 해석돼서는 안되고 그 자체로 느낌을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술가는 조각품에 생명을 부여해 재미를 주고 싶었고 음악가는 음악을 눈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셋의 고민은 하나의 키워드를 통해 결합됐다.

'이미지' 를 통해. '이미지 시어터 (Image Theater)' .창무회 출신의 무용가 김효진 (28) , 스스로 '살아있는 조각' 이 되고자 하는 조각가 이윰 (27) ,자칭 '음악조립해체가' 인 전자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김동섭 (25) 이 결성한 실험집단이다.

이들은 지난달 가졌던 창단 공연 '바디드로잉' 전을 통해 이질적인 장르가 하나의 틀 속에서 융합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과연 어떤 모습일까.'튀어나온 것에 대한 관심' 은 엉덩이.무릎 등 신체의 튀어나온 부위에 투명한 플라스틱 설치물을 부착한 행위자들이 단순한 전자음악 멜로디에 맞춰 동작을 반복하는 것. '유리디케와 오르페우스' 에서는 노란 솜털로 스스로를 치장한 이윰의 가벼운 몸짓과 김동섭의 묵직하고 거친 음악이 어우러진다.

'회전하는 원을 그리다' 는 커다란 스크린에 비치는 이윰의 모습 앞에서 김효진이 몸으로 끊임없이 원을 그리는 작품.

그게 뭐하는 짓이냐고?이들의 답 - . "그저 '튀어나온 것' 의 반복적 이미지,가벼움과 무거움의 이미지, 원의 이미지 정도만 관객이 간직해준다면 일단 성공이다.

상상력이라는 동력으로 작동하는 '마음의 입체안경' 을 쓰고 봐준다면 더욱 좋다.

물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더이상 바랄 게 없는 것이고. 장르의 벽을 허물고 보다 역동적 에너지를 가진 이미지를 발산하는게 목표니까. " 하반기에는 또 어떤 장르의 예술가가 동참하게 될지, 어떤 이미지를 선보일지, 어디서 어떤 스타일의 공연이 펼쳐질지 모든 게 궁금하지만 확실한 건 이 70년대생 3명이 문화계의 경직된 풍토에 던지는 문제는 자못 진지하다는 점이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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