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르토 "고정환율제 재고" 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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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수하르토 인도네시아대통령은 지난 20일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고정환율제 도입을 재고할 의사를 밝혔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지가 21일 익명의 미국 고위관리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리에 따르면 수하르토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 (IMF) 의 요구조건을 성실히 이행하라" 는 클린턴의 말에 "고정환율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을 안다.

그것을 당장 실시하겠다는 것은 아니며 다른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고 고정환율제를 재고할 뜻을 비쳤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수하르토의 이같은 발언은 인도네시아가 IMF.미국 등과 논란을 빚어 온 '통화위원회' 도입문제에 대해 '체면을 구기지 않는' 타협점을 찾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미국 등 서방국들과 세계은행은 인도네시아가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할 것" 이라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이달초 자국의 루피아화를 미 달러화에 고정하는 고정환율제를 도입해 환율을 안정시키겠다고 밝혔으나 IMF는 이에 반대하며 인도네시아가 고정환율제를 강행할 경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해 왔다.

워싱턴 = 김수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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