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경상수지 30억불 흑자…환율·임금 안정,수출호조 전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지난 1월중 경상수지가 30억달러를 넘는 흑자를 기록해 3개월째 흑자행진이 이어졌다.

특히 1월에 흑자가 나기는 89년 이래 9년만의 일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외채상환 능력이 그만큼 커지고 있는 것을 의미해 외환위기를 넘기는데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용상으로는 수출이 늘기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든데 따른 것이어서 흑자기조가 완전히 정착된 것으로 단정짓기는 아직 이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중 무역수지.무역외수지.이전수지가 모두 흑자를 내 경상수지는 30억3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무역수지의 흑자규모가 21억8천만달러로 지난해 12월의 26억9천만달러에 이어 큰 폭의 흑자를 유지했다.

이 가운데 수입은 기업의 투자위축.생산감소 등에 따라 자본재 및 원자재를 중심으로 무려 39.6%나 감소 (73억4천만달러) 해 이것이 무역수지 흑자확대의 주요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의 밀어내기 수출 여파 등으로 구조적인 적자요인을 안고 있는 1월에 경상수지 흑자가 난 것은 지난 89년 1월 (5억2천만달러) 이후 9년만이다.

반면 수출은 반도체.석유화학 등 중화학공업제품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달보다 3.6% 감소 (95억2천만달러) 했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黃仁星) 박사는 "원자재 수입이 줄어들면 수출에도 곧 한계가 오게 된다" 며 "금융경색이 빨리 풀려 수입자금지원이 이뤄져야 정상적인 무역거래가 활성화돼 경상수지 흑자도 꾸준히 이어질 수 있다" 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은은 환율상승과 임금안정에 따라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강화돼 올해 수출은 앞으로 매달 5~10%의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무역외수지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감소하면서 흑자폭이 전달의 1억9천만달러보다 크게 확대된 3억3천만달러에 달했다.

또 이전수지는 해외교포의 국내송금이 늘어난데다 내국인의 해외송금은 줄어들어 5억2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팽동준 한은 조사2부장은 "무역수지는 연간 1백억달러를 넘을 것" 이라며 "외채상환 등으로 무역외수지가 약 70억달러 적자를 낼 것으로 보여 올해 경상수지는 30억달러 정도의 흑자를 낼 것" 이라고 내다봤다.

남윤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