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싱커로 준비된 구원왕…강속구·슬라이더 곁들인 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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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올해는 싱커에 승부를 건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이틀째 훈련을 끝낸 2일 밤 선동열의 숙소. 우연히 들렀던 이종범이 선동열의 발바닥에 생긴 물집을 보며 “타자들은 손바닥에 물집이 잡히는데 투수들은 발바닥에 생기네요” 라며 신기해한다.

약을 바르던 선동열은 푸념하듯 “새로 부임한 미야타 투수코치가 어찌나 많이 뛰게 하는지 모르겠다” 면서도 흡족한 표정을 짓는다.

미야타 (59) 코치는 지난해까지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조성민을 조련했던 베테랑 투수 조련사. 호시노 주니치감독은 센트럴리그에서 우승하기 위해선 1차로 투수진을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 투수들의 땀을 짜내기로 유명한 미야타 코치를 영입했다.

그리고 기대대로 미야타 코치는 선동열을 비롯한 투수진에 인터벌 트레이닝.서킷 트레이닝, 그리고 크로스 컨트리까지 가미한 지옥훈련을 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체력강화 훈련에 힘입어 올시즌 구원왕을 노리는 선동열의 올해 비장의 무기는 오른손타자 몸쪽으로 떨어지는 '싱커' . 일본 프로야구 진출 첫해인 96년 선동열은 강속구와 슬라이더로 승부를 걸었으나 일본 타자들은 선동열의 직구는 커트하고 슬라이더는 방망이를 짧게 잡고 밀어때려 '슬라이더의 달인' 선동열을 무색하게 했다.

이에 선동열은 지난해부터 싱커를 개발, 불같은 강속구와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38세이브 (1승1패) 를 기록했다.

선동열은 “올시즌에는 싱커를 주무기로 가다듬어 35세이브 이상 올리겠다” 며 “지난해 부상으로 뛰지 못했던 에이스 이마나카가 올시즌 등판해 구원등판 기회가 늘어나면 구원왕도 가능할 것” 이라고 밝혔다.

오키나와 = 성백유 기자·사진 = 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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