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중인 대한유화㈜ 노조,경영권 방어 위해 '주식매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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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93년부터 법정관리중인 울산.온산공단내 대한유화㈜노조 (위원장 정태언)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주식매입' 에 나섰다.

노조는 전 (前) 사주가 상속세로 대납한 주식 되찾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회사의 주식지분은 사실상 사주인 이정호 회장이 42.5%, 이회장의 형인 고 (故) 이정림회장이 상속세로 정부에 대납한 재경원 보유분 32.5%, 효성 및 동부한농그룹 보유 24%등으로 구성돼 있다.

노조는 지난해 5월부터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한 동종업계의 주식매입이 가시화되자 지난해말부터 이같은 운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재경원 보유지분 가운데 최소한 10%를 확보해 李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노조는 이를 위해 1천여명의 직원은 물론 직원들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돈을 모아 경영권 방어에 필요한 기금 2백억원을 모으기로 했다.

"2백억원으로 10% 가량의 주식을 매입해 다른 회사들이 넘볼 수 없도록 경영권을 지켜낸다" 는 생각이다.

지난해말에는 재경원을 비롯, 국민회의와 한나라당 등 각 정당에 정부보유주식을 매입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는 청원서를 보내기도 했다.

이 회사 정태언노조위원장은 "제살을 도려내며 회생시킨 기업을 다른 기업에 넘겨줄 수 없다는 조합원의 공감이 확산되고 있다" 며 "앞으로 국회와 정부에 회사를 살리려는 조합원들의 의지를 알려 경영안정을 얻겠다" 고 주식되찾기 운동의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70년 화학섬유 원료를 생산하기 시작한 이 회사는 96년 2백30억원, 95년 5백13억원 흑자를 낸데 이어 지난해에도 2백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울산 =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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