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돈에 눈먼 킹스컵 축구운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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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현재 태국 방콕에서 벌어지고 있는 킹스컵국제축구대회 운영이 엉망이다.

국제대회라는 거창한 간판에 걸맞지않게 주최측과 주관사의 취재방해 횡포 때문이다.

이번 킹스컵을 주관하고 있는 영국 캄스포츠사 관계자들은 지난 24일 4개팀 감독들의 기자회견장에서 태국축구협회 사무총장에게 경기장내 ENG 카메라기자 입장을 허용치 말도록 압력을 넣었다.

이 때문에 한국의 방송기자들은 25일 밤 벌어진 한국 - 덴마크전의 경기장면을 결국 찍지 못했다.

영문을 모르는 국내 TV시청자들은 뉴스시간을 기다렸으나 한 장면도 보지 못하고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야 했다.

이같은 횡포는 캄스포츠사가 한국 방송사들에 중계료 바가지를 씌우려다 한국이 중계를 포기하자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알려졌다.

당초 캄스포츠사는 통상 5만달러인 중계료를 무려 32만달러 (약 5억4천만원) 까지 한국 방송사에 요구했고 방송사들은 “우리가 봉이냐” 며 중계를 포기했다.

중계료 덤터기를 씌우려다 결국 한푼도 건지지 못하자 취재까지 방해하는 캄스포츠의 이같은 작태. 잔치상을 벌여놓고 손님을 문전박대하는 주최측과 주관사의 이처럼 몰상식한 행위는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성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김상국 〈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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