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청와대 100만달러 사용처 보고 받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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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돈 100만달러의 일부를 미국에서 쓴 사실을 당시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이 보고 받았던 사실을 검찰이 확인했다고 KBS가 2일 보도했다.

보도에 의하면, 지난 2007년 6월 박연차 회장은 청와대 관저로 100만 달러가 든 가방을 전달했고, 권양숙 여사가 이 중 50만 달러를 미국에 있던 아들 건호 씨와 딸 정연 씨에게 건넸고, 건호 씨는 이 돈으로 미국 벤처회사에 투자하거나 생활비 등으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미국 샌프란시스코 영사관에서 대통령 자녀 관련 업무를 맡았던 국정원 직원은 건호 씨가 출처가 불분명한 돈으로 투자를 한 내역 등을 모두 파악했고, 이 직원은 건호 씨의 투자 내역 등을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에게 보고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검찰은 최근 100만 달러 사용처와 관련한 수사 과정에 당시 국정원이 작성한 보고서를 입수해 김 전 원장을 소환해 건호 씨와 관련한 보고서를 받은 뒤 노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는 지를 캐물었지만, 김 전 원장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노 전 대통령에게도 국정원 보고서를 제시하고 관련 보고를 받았는 지를 물었으나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은 처음보는 보고서라며 "국정원이 이런 일까지 하냐"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대통령 자녀에 대한 정보도 국정원의 주요 정보인 만큼 노 전 대통령이 관련 내용을 보고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검찰은 이 사실을 입증할 경우 노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중 100만 달러에 대해 알았다는 결정적 증거가 될 것으로 보고 당시 정황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한편, 앞서 노 전 대통령 측 문재인 전 비서실장은 "100만 달러의 사용처를 정리해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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