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암연구소 "베타카로틴 항암효과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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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비타민 A의 원료물질인 베타카로틴의 항암효과는 사실무근인 것으로 밝혀졌다.

암연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세계보건기구산하 국제암연구소 (IARC) 는 최근 베타카로틴의 항암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그동안 실시된 23개의 연구들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 베타카로틴의 항암효과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결론지었다.

베타카로틴이 서구의학계에 처음 등장한 것은 비타민 A가 모자라면 야맹증과 같은 비타민결핍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 그러나 영양과잉을 우려하는 현대인이 베타카로틴을 복용하는 것은 베타카로틴 특유의 항산화작용으로 인한 암 등 성인병의 예방효과가 주된 목적이다.

베타카로틴이 풍부하게 함유된 채소나 과일섭취가 암예방효과를 지닌 것으로 입증돼왔기 때문. 그러나 국제암연구소는 연구결과 상용 섭취량의 수십배에 달하는 50㎎의 고농축 베타카로틴을 복용해도 암예방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오히려 흡연남성이 과량으로 복용할 경우 폐암이나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20%까지 증가시키는 역효과마저 나타났다는 것. 이 연구를 주도한 하리 바이니오박사는 채소나 과일은 암예방효과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추출물인 베타카로틴은 암예방 효과가 없는 데 대해 "채소나 과일의 섬유소 등 베타카로틴이 아닌 다른 성분이 암예방 효과를 지니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고 설명했다.

베타카로틴은 현재 약방의 감초격으로 종합비타민제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고 있으며 당근.브로콜리 등에 특히 많이 함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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