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14개종금사 한두곳만 회생가능"… 나이스 IMF국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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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국제통화기금 (IMF) 협상팀 실무단장인 휴버트 나이스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은 "영업정지된 14개 종합금융사 가운데 증자를 하거나 합병상대를 찾는 한두개 회사는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한국에 대한 IMF 등의 1백억달러 조기지원 협상을 위해 지난 21일 방한 (訪韓) 한 나이스 단장은 28일 출국에 앞서 YTN과 가진 회견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나이스 단장의 언급은 IMF가 14개 종금사 가운데 한두개를 뺀 나머지는 회생가능성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음을 시사해 주목된다.

나이스 단장은 또 “회생불가능한 부실기업은 조기에 폐쇄해야 한다” 며 “기아자동차 처리문제도 공개적으로 논의해 합리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 고 밝혀 기아자동차의 공기업화에 비판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한국의 외채규모가 2천5백억달러에 이른다는 일부 통계는 과장된 것" 이라고 밝히고 “한국이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외국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대출금의 만기를 연장받고 협조융자와 외화표시 국채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IMF가 적극 지원할 것” 이라고 말했다.

나이스 단장은 “한국정부도 과감한 부실 기업.금융기관의 정리에 나서야 한다” 고 강조하고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고금리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피하나 외환위기만 진정되면 금리는 다시 내려갈 것” 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나이스 단장은 “IMF는 당초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달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며 “IMF 진단에 일부 정확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고 시인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이 지난 여름 외환위기에 대응했다면 지금과 같은 위기국면에 빠지지 않았을 것” 이라고 지적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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