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5세 이사 승진 삼성전자 김영기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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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지금 전세계 통신시장은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인 IMT - 2000의 표준화문제를 두고 미국과 유럽.일본 동맹국간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한창입니다.

비록 제가 기업의 실무책임자에 불과하지만 국제회의에서 하는 말 한마디에 미래 국가이익이 크게 달려 있어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입니다.

" 35세의 젊은 나이로 지난 19일 있은 삼성그룹 임원인사에서 삼성전자 이사로 승진한 기간네트워크사업부 챌린지그룹장 김영기(金暎基)박사는 지난해부터 이 회사의 이동통신분야 표준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루슨트테크놀로지스.모토로라.노텔.퀄컴 등 북미 4개 통신업체가 주도하는 부호분할다중접속 (CDMA) 방식 표준화그룹 'CDMA - 1' 에 지난 10월 삼성전자도 참여토록 한 업적으로 이번에 이사로 승진했다.

金이사는 "정보통신분야에서 초일류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인정받으려면 표준화를 주도해야 한다" 고 말한다.

최근 북미업체들이 연합해 CDMA 표준화에 들어가자 이에 위협을 느낀 일본 및 유럽기업들이 하나로 뭉쳐 대항하기에 이르렀다.

이 전쟁은 내년 상반기면 끝난다.

우리 업계에 불리한 규격으로 표준이 정해지면 앞으로 엄청난 기술료를 물어야 한다.

그는 "CDMA - 1그룹 참여로 삼성전자가 표준 결정과정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돼 외국기업의 제휴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고 말했다.

수도승 같은 마음으로 근무에 임한다는 金이사는 84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90년 미국 남가주대에서 통신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휴스네트워크사에 근무하면서 이동통신 관련 12건의 특허를 땄고 4년전 삼성전자에 입사해 현재 10건의 국제특허를 출원중이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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