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불황에도 장학금은 줄지 않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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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신대 광고홍보학과 3학년 승종희(24)씨는 이번 학기에 휴학을 고려했다. 연리 7%가 넘는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을 이미 두 번이나 받아 370만원인 등록금 마련이 막막해서다. 그때 ‘농어촌 출신 지원 장학금’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전남 강진이 고향인 승씨는 한국마사회가 출연한 ‘농촌희망재단’에 신청을 했고, ‘단비’같은 300만원을 받았다. 승씨는 “농사짓는 부모님 부담을 덜어들이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경기 불황에도 전국 대부분의 장학재단이 장학금 지원액을 줄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취재팀은 15~16일 기금 100억원 이상인 장학재단 100곳을 대상으로 지난해와 올해 집행액을 조사했다. 그 결과 76%(응답 56곳 중 43곳)가 지원액을 늘리거나 예년 수준을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유학생에게 96억원을 지원한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은 올해도 그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재단은 지원액을 지난해의 두 배(80억원)로 늘렸다. 롯데재단 권오상 차장은 “장학재단은 대부분 기금을 이자수입, 주식배당금, 임대수입 등으로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때문에 경기 영향을 적게 받는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때일수록 재능 있는 학생을 돕는다는 취지가 살아난다는 것이다. 2008년 11월 현재 전국 등록 장학재단 숫자는 2171개, 장학금 규모는 연간 4620억원이다. 한 해 집행금액이 10억원을 넘는 곳은 80여 개다 .

이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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