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시험 감독, 수능만큼 깐깐하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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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서울 지역 초·중·고의 학교 시험감독이 수능시험 수준으로 깐깐해진다. 내신성적을 둘러싼 비리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1학기 중간고사부터 교내 시험도 감독교사 명단을 시험 당일 공개하고 한 교실에 2명 이상의 감독을 두도록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박건호 학력평가관리담당 장학관은 19일 “매 교시 쉬는 시간마다 감독관이 담당 시험장을 통보받는 수능시험에 준하는 감독 체계와 비슷한 수준으로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1개 학급을 A, B 2개 교실로 나누어 시험을 보게 하거나 학부모 보조감독을 활용하는 방안, 과목별 교과협의회를 1년에 네 차례 이상 열 것도 권고했다. 교과협의회는 시험문제를 공동으로 출제·검토·채점하는 교사들의 기구로 문항과 정답의 오류를 확인하게 된다.

2007년 12월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는 기말고사로 낸 문제가 이전 기말고사 문항과 거의 같아 재시험을 보는 소동이 있었다. 시교육청 박 장학관은 “상급 학교 진학과 관련해 내신성적이 민감한 문제인 만큼 시험 이후의 이의신청 때 ‘감독’에 대한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또 “올 1학기 중간고사부터 시험감독을 수능시험 수준으로 강화하면 학생들도 신중하게 시험에 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은 일단 올해는 수능 수준의 감독 강화를 권고 수준으로 하고 성적관리 규정에는 포함시키지 않을 계획이다. 올해 말 학교별 시행 여부를 조사해 내년부터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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